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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리사태’ 방송·기획사 만든 ‘괴물’...“검증·관리 시스템 완전히 바뀌어야”
‘승리 사태’가 가수 정준영에 이어 그룹 하이라이트 멤버 용준형,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까지 연루 가수들의 은퇴 및 줄탈퇴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질적인 병폐를 이참에 뜯어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매매 알선 의혹이 불거진 승리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유포 논란을 빚은 정준영은 14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출두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조사 결과에 따른 처벌만으로 연예인들의 각종 범죄가 사라질지는 의문이다. ‘괴물’을 만들어낸 구조적인 시스템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승리의 카톡방 대화가 불거지자 YG엔터테인먼트가 조작된 거라며 발뺌을 하다 여론의 뭇매를 맞자 연루자들은 재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소속사도 계약해지 등 선긋기를 했다. 이는 화가 난 여론을 비켜가려는 꼼수일 뿐 진정성이 없다는 게 팬들의 반응이다.

그간 당사자와 기획사, 방송사들이 범죄사건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일 정도로 여겨온 행태를 봐왔기 때문이다.

정준영의 카톡방 멤버들은 5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되는 성관계 촬영 및 유포 행위를 놀이로 즐기면서 여성을 성상품화하길 서슴치 않는 등 도덕불감증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정준영은 2016년 9월에도 이와 유사한 성추문에 휩싸였다. 여자 친구의 신체를 촬영해 유포한 혐의를 받았지만 재빨리 ‘1박2일’에 복귀했다. 방송 제작진들은 출연자들에 대한 자격과 기준을 제시하고 잘못을 할 경우 어떻게 되는지 ‘사인’을 계속 보내야 함에도, 한통속이 돼 동업자 의식을 발휘했다.

예능 프로그램의 도덕불감증은 도를 넘었다. ‘1박2일’ 출연자들은 정준영의 귀환을 반기며 과거지사를 묻는데 일조했다.

승리의 경우 MBC ‘나 혼자 산다’와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에 출연, 클럽 운영을 자랑스럽게 홍보하는가하면, MBC ‘라디오스타’에선 크리스마스 사교 파티에서 노출 많은 산타 복장을 한 외국인 여성들을 뒤에 세우고, “이것이 진정한 셀러브리티 라이프”라고 소개했다. 이는 시청률에 급급한 방송사와 기획사의 이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기획사들은 아이돌 범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해왔다. 사고치면 알아서 해결해주기때문에 소속가수들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이번 사건에선 경찰총장(?)이 봐주는 등 뒷거래 의혹도 제기된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씨는 “무혐의를 무죄로 치부하고 손쉽게 방송에 복귀시킨 사례를 포함해 윤리와 도덕의 문제를 방송사들이 매우 가볍게 보고 있다”며, 방송사의 검증 시스템, 기획사의 관리 시스템이 이젠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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