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한 평양에서 최선희(가운데) 북한 외무성 부상이 외신 기자, 외국 외교관들을 대상으로 회견을 하고 있다. 그의 왼쪽에 외무성 직원이 서 있고 오른쪽은 통역. 최 부상은 이날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와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를 계속 유지할지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만간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연합]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며 특유의 ‘벼랑 끝 전술’카드를 다시 꺼내 들자 미국 측의 대응 수위에 관심 쏠리고 있다.

15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최선희 외무성 부장은 이날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미국은 황금 같은 기회를 날렸다.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며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을 드러내며 “비핵화 협상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특히 “협상을 지속할지,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중단 유지할지 등을 곧 결정하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공식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 등을 통해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온 북한이 2차 핵 담판 결렬 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타결식 빅딜론’원칙에 대해 ‘초강수’를 던진 것이다.

최 부상의 이날 발표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정확한 의도 파악에 일단 주력하면서 ‘다음 수’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 부상이 실험 중단 유지 등을 곧 결정하겠다며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음에 따라 동창리발(發) 이상 징후가 실제 실험 재개 등 ‘도발’로 이어질지에 미국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이다.

특히 이날 최 부상의 기자회견 소식이 알려지기 몇 시간 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5개 안보리 이사국을 대상으로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한이 다른 길을 가지 않도록 유엔 안보리가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시험 중단 방침을 밝혔다고 공개한 바 있다. 또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미국의 우려를 덜어 주기 위해서 핵시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날 최 부상의 발표 내용에 대해 미국 측은 일단 판 자체가 깨지는 걸 경계하면서 북한이 비핵화 대화의 궤도에서 완전히 탈선하지 않도록 상황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일차적 관건이 될 것으로 보여 그의 메시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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