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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北에 공 넘기는 美, ‘당근과 채찍’ 확실히 내놨다
-폼페이오 ‘金 완전한 비핵화 약속 지켜라’ 에둘러 표현
-최선희 회견 ‘수용은 없다’ 의미…공은 다시 北측에
-“가장 센 제재ㆍ역사적 외교 병행 중”
-‘빅딜’하면 “北 밝은 미래 매우 매우 진짜” 강조하기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미국이 북한과의 비핵화 담판에서 ‘협상 재개 책임’이라는 이름의 공을 재차 북측에 넘기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평양 회견을 통해 ‘협상 중단 고려’라는 강경 메시지를 보낸 지 나흘 만이다. 자세는 유연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과 행동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면서 상대를 자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입장은 확고했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놓치지 않았다. 비핵화 해법에 대한 입장 또한 한치의 변화없이 기조를 유지했다. 검증된 비핵화를 수용할 때 맞이할 북한 주민의 ’밝은 미래’에 대해선 과장섞인 표현을 사용해 강조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현지시각) 자신의 옛 지역구 캔자스 주를 찾았다. 같은 날 현지 매체 KFDI와 만난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를 향한 중요한 진전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세계에 한 약속을 지키도록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스스로 언급한 ‘완전한 비핵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끝난 하노이 정상회담 결과가 기대에 못미쳤다고도 언급했다. 같은날 또 다른 현지매체 KCMO에 출연한 그는 “우리는 하노이에서 ‘그 경로’를 따라 일부 진전을 이뤘지만, 우리가 바랐던 만큼은 아니었다”고 했다. 여기서 ‘그 경로(that route)’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했던 비핵화 약속을 의미한다. 그는 이어 ”북한 핵무기가 세계를 위협하는 것은 진짜(real)다”고 했다.

이는 미국의 대북협상을 총괄하는 책임자가 김 위원장이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에 전세계에 대한 핵 위협이 남아있다는 메시지를 에둘러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미국은 북측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하노이 정상회담 불발 이후 ‘김 위원장의 (영변 핵시설 폐기ㆍ검증보다) 더 나아간 결단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 부상의 15일 평양회견 내용이 미국 측에 특정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교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에 넘긴 협상 재개의 공을 미국이 ‘유연한 토스’로 다시 북한에 돌려보낸 모양새가 됐다”고 풀이했다.

미국이 북한에게 나름대로 부드러운 자세를 취하면서도, 비핵화 해법에 대해선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쥐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면서 북미 대화 재개 여부는 기로에 서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이 18일 캔자스 현지 방송 B98FM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북한에 대해)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 제재를 시행 중이며 동시에 역사상 가장 ‘유망한(promising)’ 외교적 관여 또한 진행하고 있다”고 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교가에선 검증된 비핵화가 먼저라며 빅딜(big deal) 원칙을 명확히 한 미국발(發) 메시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원칙을 트럼프 대통령이 견지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참모들의 입을 빌어 계속 내놓으며 북한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하는 빅딜의 방법을 따를때 북한 주민이 맞이할 미래가 밝다는 것을 계속 강조하면서도 판이 틀어질 경우 강력한 제재가 뒤따를 수 밖에 없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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