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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러시아에서 ‘새로운 길’ 모색하나?
집사 김창선 일행 모스크바 방문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임박 관측
美 우회, 中·러와 비핵화 가능성
美, 추가제재로 北中러 동시압박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되고 북미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부쩍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북미 비핵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함께 러시아와 공조 강화를 통한 해법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의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최근 모스크바를 찾은 것으로 알려져 김 위원장의 방러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의 제재회피를 도운 제3국 해운사들을 신규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이 실시한 첫 대북 독자제재다.

23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장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지난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김 부장 일행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대사관 차량이 21일 오후 모스크바 시내 크렘린궁 행정실을 찾았다는 관측도 뒤따랐다.

러시아 당국은 말을 아끼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김 부장의 모스크바 방문 확인 요청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 부장의 모스크바 방문 사실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김 부장이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 의전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모스크바 방문은 김 위원장의 방러 임박 신호로 풀이된다. 지재룡 중국대사와 김성 유엔대표부대사와 함께 평양으로 들어간 김형준 러시아주재 북한대사가 김 위원장의 방러 문제를 협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막 내린 뒤 미국의 대북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북러정상회담이 현실화된다면 한반도정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외교소식통은 “이제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로 가긴 가되 미국과 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과 협력하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직접 상대해 비핵화를 추진하는 ‘플랜 비’를 상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의 핵심은 결국 중국과 러시아”라며 “내부적으로 ‘미 제국주의와 상종 못하겠다, 우리식 비핵화를 가겠다’는 논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북러 간 최근 밀착행보는 확연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세기를 이어 발전하는 조로 친선협조 관계’라는 제목의 정세론해설에서 “현시기 조로(북러) 친선협조 관계는 쌍방의 이익에 부합되고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간 고위급접촉도 줄을 잇고 있다.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4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태지역 담당 차관과 회담을 가졌고, 김영재 북한 대외경제상은 6일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과 북ㆍ러 경제협력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앞서 한만혁 노동당 부부장도 지난 5일 모스크바를 찾았다.

한편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북한에 대한 추가 경제 압박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대북 제재의 강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과 거래하며 눈속임 수법을 쓰는 해외 해운사들은 스스로를 큰 위험에 빠뜨린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북한 뿐 아니라 북한을 뒤에서 돕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한 경고도 담은 것이다.

뿐만 아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지난해 2월 국무부ㆍ해안경비대와 공동발표한 ‘국제 운송 주의보(Global Shipping Advisory)’를 수정ㆍ강화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최대 압박 조치가 더 세질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다. 

신대원 기자 / shin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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