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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와 ‘톱다운’ 입맞춘 靑…‘굿이너프딜’ 본격 시동
‘포괄합의→단계이행’방안 美주목
외교부도 ‘분위기 조성’ 주력


30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초청으로 성사된 한미정상회담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청와대와 백악관이 ‘톱다운(top-down)’이라는 비핵화 외교의 큰 방향성을 재확인한 가운데, 양국 실무진은 회담 의제조율에 본격 착수했다. 이로써 한국 정부가 지난달 외교부의 업무보고를 기점으로 강조하기 시작한 남북미 3국간 ‘촉진자’역할도 시험대에 올랐다. 핵심은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를 두고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청와대가 준비한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ㆍ충분히 훌륭한 거래)’을 미국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미국에 도착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일부터 워싱턴DC에서 미국측 카운터 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과 만나 한미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시작한다. 김 차장은 방미 목적과 관련해 “2차장 취임 후 첫 미국 출장”이라며 “한미정상 간 회의 의제를 설정하러 왔다”고 했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한미 간 입장에 대해 김 차장은 “중요한 것은 목적이 같아야 하는 것”이라며 “비핵화의 포괄적인 정의(definition)가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 그래서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과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의 언급에서 미국과 조율해야 할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어떤 상태’로 규정할 것인지부터 미국과 입장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이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지난달 17일 언급했던 말과 맥이 닿아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비핵화의 ‘운영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에 대해 고민할 때가 됐다”고 한 바 있다. 그는 “어떤 상태가 돼야만 북한 핵활동이 사실상 중단된 것인가, 또는 어떤 시설이 어떻게 해체돼야만 북한이 ‘핵능력을 안갖고 있다’고 판단할 것인가에 대한 정의”라고 했다.

김 차장이 미 측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운영적 정의를 일치시킬 경우, 이 관계자가 언급했던 ‘굿 이너프 딜’도 시동을 걸 수 있다는 게 외교가 분석이다. 즉, 비핵화의 포괄적 합의를 기초로 한 단계적 이행 방안이다. “포괄적 합의라는 바탕 위에서 한두번의 연속적인 조기수확(early harvest)이 필요하다”고 고위 관계자가 강조했던 맥락이기도 하다. 결국 김 차장은 이 관계자가 안긴 ‘무거운 숙제’를 들고 미국을 찾은 셈이 됐다. 굿 이너프 딜은 북한이 고집한 단계적 협상방식과 미국의 ‘CVID’로 대변되는 불가역적 일괄타결 간 차이를 연결하는 중간지점이기 때문이다.

김 차장 방미에 앞서 외교부도 한미 간 입장조율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역량을 집중했다는 평가다. 외교부는 단순한 ‘제3자의 중재’ 대신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연일 강조하며 북미대화의 불씨를 살리는 행보를 이어왔다.

윤현종 기자/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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