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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보선 D-2…현장을 가다] 창원, 노회찬·황교안 대리전…
범진보 단일화-보수 뒷심 대결
유권자 “후보들은 잘 모른다…’
정의당 강세 속 샤이보수도 눈길



대리전과 규합전. 보궐선거가 열리는 창원성산 지역 유권자 표심은 이렇게 요약된다.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상징적으로 맞붙자, 단일화로 말미암은 범진보 규합과 샤이보수 표의 뒷심이 마지막까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형국이다.

대리전 구도는 지역민들이 여영국 정의당 후보나 강기윤 한국당 후보를 언급하는 빈도에서 엿볼 수 있다. 지역민들은 후보에 대해 질문을 해도 ‘노회찬’이나 ‘황교안’으로 바꿔 답하곤 했다. 후보들에 대해 다시 물어보면 ‘누군지 잘 모르겠는데’라는 말이 따라오기도 했다.

지역 토박이라는 68세 남성 이모 씨는 “노회찬이가 나오면 노회찬이를 뽑을텐데, 이번에 솔직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한 택시기사는 ‘누가 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노회찬’이 된다”고 했다. 사전투표가 열린 상남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60대 남성 박모 씨는 “주된 정서는 뽑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유모 씨는 “그냥 당색만 안다”고 했다.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 대신 채워진 것은 노 전 의원과 황 대표에 대한 평가다. 노 전 의원에 대해서는 ‘그립다’는 의견이 다수다. 65세 남성 택시기사 김모 씨는 “국회의원 중에 몇천만원 받았다고 죽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워낙 돈이 없으니까 그렇게 된 것”이라고 했다. 반송시장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여성 A씨는 노 전 의원을 언급할 때마다 꼭 ‘님’자를 붙였다. 황 전 대표를 말할 때는 존칭이 사라졌다.

황 대표를 언급할 때는 경제가 따라왔다.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여성 김모 씨는 “먹고살기가 힘들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한국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송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여성 최모 씨도 “경제가 어려우니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저번에 방문했을 때 인파가 상당했고, 실제로 매출이 두 배가 됐다”고 했다.

진보와 보수 정체성이 뚜렷한 두 인물이 사실상 맞붙는 모양새가 되자 세력 규합이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여 후보에게는 범진보 단일화가 힘이 됐다.

상남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50대 여성 유모 씨는 “원래 더불어민주당인데, 단일화했지 않았느냐”며 “원래도 노 전 의원을 찍었다”고 했다. 택시기사 김모 씨도 “(과거에도) 민주당하고 단일화해서 뒤집었다”고 했다. 배우자인 50대 여성 배모 씨와 함께 사전투표를 마친 60대 남성 박모 씨는 “원래 나이 많은 사람은 보수가 많은데, 이번에는 (여 후보로) 이렇게 갔다”고 했다.그러나 샤이보수의 뒷심을 예견하는 장면도 있었다. 사전선거장 앞에서 만난 지역민 중 인터뷰에 응한 다수는 정의당 지지를 표시했지만, 한마디 해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들도 많았다. 이중 한 중년 여성은 ‘혹시 지지하시는 후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다가 입 모양만으로 거의 소리를 내지 않으며 “강기윤”이라고 했다. 

창원=이원율ㆍ홍태화 기자/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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