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건사고 일일이 열거하며 “기강 확립하라” 지시
-이달초 한미 국방장관회담차 도미 앞두고 분위기 다잡아
-말년 병장 카투사들, 병영 무단이탈해 집에서 생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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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호국 영령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최근 군부대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기강 해이 사례를 지적하고, 군 기강 확립을 지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최근 작전사령관 이상 주요 지휘관과 화상회의를 하면서 군 기강 확립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달 29일 김운용 지상작전사령관, 황인권 제2작전사령관 등 주요 지휘관과 화상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은 최근 군부대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사건 사고를 언급하며 군 기강과 도덕성 유지를 강조했다.
장관은 “9.19 군사합의 이후 한반도 상황은 새롭게 변하고 있고, 지금은 또 다른 안보상황에 직면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현재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엄중한 상황에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 본연의 임무완수, 군 기강 및 도덕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군의관이 지문을 본떠 출퇴근을 조작하고, 정비 실수에 의해 천궁 미사일이 발사되고, 카투사들이 허위보고 후 장기간 무단이탈했고, 무분별하게 인터넷 도박에 빠진 군인들까지 있었다”며 “군인들이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는 상상하지 못할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관은 “상황의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하고 우리 스스로 의식을 전환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변화의 주도는 위에서부터 권위의식을 버리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 낡은 사고 방식, 안일한 생각 등을 탈피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달 초 열리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전 군 기강 확립 차원에서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군에서는 기강 해이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다양한 사건이 발생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군 양주병원 군의관들은 실리콘으로 지문을 복제해 출퇴근 기록을 조작한 사실이 군 수사당국에 의해 적발됐다.
공군은 정기적인 점검 과정에서 기본적인 절차를 지키지 않아 실수로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이 발사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천궁‘ 미사일은 1발에 약 15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역을 앞둔 카투사(KATUSA: 미군 배속 한국군) 말년 병장들이 병영을 무단 이탈해 집에서 생활하다 적발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들이 만취상태로 통금시간을 넘겨 부대에 들어오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한 군인은 인터넷 도박에 수억원을 탕진하고 동료들에게 거액을 빌려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군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았다.
정 장관은 “사이버 방호태세를 확고히 하라”면서 “인터넷 도박, 성관련 범죄 등이 죄의식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지 않도록 관심을 경주하라”며 “정보와 작전 관련 기밀들이 무분별하게 외부에 노출돼 적을 이롭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 관심과 우려를 무겁게 인식하고,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군의 명예를 지키며 스스로 떳떳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하자”고 말했다.
soo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