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막말 고질병’ 한국당…이번엔 전광석화 대처, 그만큼 급했나
-망언 당일 윤리위 소집 결정…黃도 직접 사과 나서
-2개월째 징계 미뤄진 ‘5ㆍ18 망언’ 때와 다른 모습
-총선 표심ㆍ당내 고민 겹치며 중징계 가능성 커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기 전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소속 의원들의 이른바 ‘5ㆍ18 망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온 자유한국당이 이번에는 ‘세월호 망언’에 발목이 잡혔다. 당 지도부의 사과에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한국당은 논란 당일 윤리위 소집을 결정하는 등 빠른 수습에 나섰다.

17일 한국당에 따르면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오는 19일 세월호 유가족을 상대로 “징하게 해 처먹는다” 등의 발언을 한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한다. 이날 윤리위에서는 지난 2월 국회 행사 중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켰던 김순례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에 대한 징계 논의도 함께 이뤄질 계획이다.

앞서 차 전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했고, 정 의원은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다.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 같은 발언이 공개되면서 여권은 물론이고 당 내부에서조차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국당은 ‘5ㆍ18 망언’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불거진 ‘세월호 막말’ 논란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4ㆍ3 보궐선거 이후 상승세를 타던 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게 내부 반응이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5주기에 굉장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당에 ‘막말’ 이미지가 굳어질까 우려스럽다.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자 차 전 의원은 “황교안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책임자로 고발됐다는 뉴스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 언어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다”며 사과했고, 정 의원 역시 “유가족을 향한 발언이 아니었다. 정치권에 세월호를 이용하지 말라는 메시지였을 뿐”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그러나 연이은 막말 논란에 한국당을 향한 비난 여론을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당장 대표부터 세월호 추모 행사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황 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인천가족공원에서 진행된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지난 정부에 몸담고 있었던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유가족분들께 마음을 담아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재차 사과했다.

당은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도 안 돼 당 윤리위 회부를 결정하는 등 빠른 대응에 나섰다. 회의에서 윤리위 재적 위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거나, 당 당무감사위원회에서 징계 안건을 회부하는 경우에는 본격적인 징계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 5ㆍ18 망언 당사자에 대한 처벌이 2개월 가까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이번 막말 논란을 두고는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망언 논란에 당 지도부가 제명까지 결정했던 만큼 이번에도 당원권 정지 또는 제명 등의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당내 막말 논란에 더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한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지난 5ㆍ18 망언 이후 황 대표부터 ‘막말을 자제하라’는 당부를 수차례 해왔다”며 “그럼에도 이어진 막말 논란은 황 대표의 리더십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가 내년 총선에서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어 징계 수위가 생각보다 강할 수 있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