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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체포 자유조선 회원’ 기소
북미회담 고려한 ‘대북메시지’ 관측도

미국 당국은 지난 2월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한 반북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 회원 크리스토퍼 안을 기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21일(현지시간) 스페인 경찰의 한 수사관이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AP통신은 그에 대한 체포영장이 스페인 법원 서류에서 지목된 용의자들에 대한 체포영장 외에 추가 발부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로 미 해병대원 출신인 크리스토퍼 안은 지난 1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체포됐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독살된 뒤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을 마카오에서 모처로 도피시키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크리스토퍼 안은 기소 후 피고인에게 혐의를 설명하고 이를 인정할지 여부를 묻는 절차인 범죄 인부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 요청에 따라 사건은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미 당국이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ㆍ기소하면서 미묘한 파장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22일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발생한 스페인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에는 미 연방수사국(FBI)이나 중앙정보국(CIA) 등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자유조선은 이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FBI와 접촉해 ‘엄청난 잠재적 가치를 지닌 특정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법원은 자유조선 리더로 알려졌으며 멕시코 국적자로 미 영주권자인 에이드리언 홍이 사건 이후 FBI와 연락을 취하고 입수한 자료와 동영상 공유를 제안했다고 파악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를 두고 우방인 스페인과의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ㆍ기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미국이 하노이 결렬 이후에도 북미 비핵화 문을 닫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연히 북한체제와 김정은 정권 전복을 주장하는 자유조선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거리를 두겠다는 대북메시지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FBI와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 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자유조선은 크리스토퍼 안 체포 직후 법률 대리인인 리 월로스키 변호사의 성명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반발하는 등 미국의 조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월로스키 변호사는 성명에서 “미 정부가 북한 정권이 고소한 미국인들에 영장을 집행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북한이 표적으로 삼은 미국인들의 안전과 보안에 대해 미 정부로부터 그 어떤 보장도 받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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