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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화물선 강탈행위” 맹비난에…美 “논평거부”, 靑 “입장 없다”
-미, 북한반발에 “추가 언급 없다”며 무대응
-청와대도 “따로 밝힐 입장 없다”며 말 아껴
-“압박 유지 속 北과의 설전은 자제” 분석도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싣고 있는 장면이라며 미국 법무부가 9일(현지시각) 공개한 촬영날짜 미상의 사진. 미 법무부는 이날 미국과 유엔 제재를 위반하고 불법으로 석탄을 운송한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했으며 뉴욕 연방법원에 이 선박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 북한이 “강탈행위”라고 비난하며 압류 해제와 송환을 요구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해 미국 행정부가 논평을 거부했다. 우리 청와대도 일체의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번 화물선 압류를 결정한 주무부처 가운데 하나인 미국 법무부는 14일(현지시간) 북한 외무성이 같은 날 ‘와이즈 어니스트’호 송환을 촉구한 것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다(declines comment)”며 “지난번 발표에 추가로 언급할 것도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15일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9일 북한 화물선 압류 사실을 공식 발표하고 “와이즈 어니스트는 북한 최대 벌크선 중 하나로, 북한 석탄의 불법 선적에 쓰였으며 중장비를 북한으로 수송하는 데도 사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미국이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북한 화물선을 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북한 측 반응에 대해 미 국무부도 법무부와 같은 자세를 취하며 말을 최대한 아꼈다. 국무부 대변인실은 이날 자국 화물선 압류를 강하게 비난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내외신에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같은 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변인 담화를 내고 “미국이 우리 무역짐배(화물선)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 조선(북한) 제재 결의와 저들의 대 조선 제재법들에 걸어, 미국령 사모아에 끌고 가는 불법무도한 강탈행위를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외무성은 이 담화에서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이라며 “새로운 조미 관계(북미 관계) 수립을 공약한 6ㆍ12 조미(북미)공동성명의 기본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저들의 날강도적인 행위가 금후 정세 발전에 어떤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고, 지체 없이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며 와이즈 어니스토호의 빠른 송환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도 이번 화물선 압류와 관련한 북미 간 신경전에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북한 외무성이 강경한 톤으로 입장을 냈고, 그것이 향후 북미관계에도 장애요소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기자들 질의에 “청와대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청와대의 이같은 반응은 사실상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이 외교가의 분석이다. 미국이 화물선 압류를 둘러싼 북한의 반발에 최대한 낮은 수위로 받아넘기며 대응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굳이 나서서 입장을 밝힐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하노이회담 이후 북한이 내놓은 성명이나 담화 등에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압박은 압박대로 하되, 일일이 ‘말싸움’은 않으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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