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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준호 감독, 소심한 12세 소년의 꿈이 현실로..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지난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언론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폐막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 시상자인 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건네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을 품에 안은 봉준호 감독은 “가족에게 감사하고, 나는 그냥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다. 이 트로피를 이렇게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감사하다”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한국 최초의 황금종려상인데, 마침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칸영화제가 한국영화에 의미가 큰 선물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상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생충’이 만장일치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결정난 데 대해 “‘기생충’은 무척 유니크한 경험이었다. 우리 심사위원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는 예측할 수 없는 방법으로, 다른 여러 개의 장르 속으로 관객을 데려간다. 그리고 한국을 담은 영화지만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도 긴급하고 우리 모두의 삶에 연관이 있는 그 무엇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재미있고 웃기게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 영화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되면서 칸 영화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옴니버스 영화 ‘도쿄!’(2008년)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데 이어 김혜자, 원빈 주연의 영화 ‘마더’(2009)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다시 초대됐다. 이어 지난 2017년에는 영화 ‘옥자’로 처음 경쟁부문에 올랐고, 2년 만에 ‘기생충’으로 연이어 경쟁부문에 진출, 마침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는 늘 빈부 차이 등 우리 사회의 모순, 나아가 전 세계의 모순일 수 있는 문제들을 특유의 시선으로 포착한다.

봉 감독은 2000년 장편 영화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로 좋은 평가는 받았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그때부터 대중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예술성과 상업성, 특수성과 보편성을 적절히 섞는 그의 스타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멀지 않아 예술성과 대중성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감독이 됐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살인의 추억’(2003)으로 흥행에 크게 성공한 후 ‘괴물’(2006)로 1천300만 관객을 동원하는 흥행감독이 됐다. ‘마더’(2009)로는 엄청난 모성을 비트는 시도를 했다. 이어 ‘설국열차’(2013)로 계급사회의 모순을 지적하고 전복시켰으며 ‘옥자’(2017)로 자본주의 사회의 탐욕성을 지적했다. 특히 ‘옥자’는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돼 새로운 플랫폼과 연결하는 시도를 했으며, 그것으로 인해 2017년 칸영화제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기생충’의 송강호와 이선균, 두 가정은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번 영화에는 그는 특유의 위트를 잃지 않았다. 봉 감독은 ‘기생충’에 영감을 준 롤모델로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과 김기영 감독에게 영향을 받았고, 두 분은 영원한 나의 롤모델이다”고 말했다.

‘기생충’ 오는 30일 개봉돼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예매율이 40.5%로 1위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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