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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文대통령이 모든 정쟁 사실상 총지휘”
- 黨 산불대책회의 공무원 불참에 ‘격앙’

[헤럴드경제]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9일 정부ㆍ여당,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분통을 터뜨렸다.

나 원내대표는 당초 이날 오전 국회에서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한국전력 등 관련 부처 차관 및 유관 기관 관계자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회의에 앞서 각 부처 및 기관은 한국당 측에 ‘불참’을 통보했고, 결국 한국당 홀로 회의를 개최했다.

한국당이 당초 공지한 회의 참석 대상은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김학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박선호 국토교통부 1차관,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등 6개 부처 차관과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었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과 함께 “강원 산불피해와 관련해 장관들은 바쁠 것 같아서 차관들의 참석을 요청했고, 일부 차관들은 오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됐나”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불출석하라’고 한 것”이라며 “정권의 이익을 계산해 공무원들을 출석시키지 않는 것이 이 정권의 민낯이다. 이렇게 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하자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면서 유감 표명은 커녕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며 “국회 정상화를 운운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결국 야당을 국정 파트너가 아닌 궤멸집단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약 40분간의 회의가 끝날 때까지 정부 측 관계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이후에도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ㆍ여당이 국회 정상화를 압박하려고 야당에 공무원들을 안 보내는 것인가”라며 “한전 부사장은 국회 근처까지 와놓고도 회의장에 못 들어왔다. 이런 식으로 나라를 운영해도 되나. 부처가 (현안을) 제대로 안 챙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산불 피해 지역에 총리도 여러 차례 갔고 여러 장관이 찾아가 사진도 찍었지만 피해 주민에게 와닿는 정책은 하나도 없었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내용을 봐도 피해 주민을 지원하는 예산은 한 푼도 없다”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는 “산불 피해 지역에 두 번 갔다 온 사람으로서 그분들의 눈물을 잊을 수 없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강효상 한국당 의원의 한미정상 통화내용 유출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점을 거론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정쟁에 앞장서는 것인가. 그게 청와대, 여당이 할 일인가”라며 “문 대통령이 지금 모든 정쟁을 사실상 총지휘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강원도 산불피해 후속조치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한국전력공사 사업총괄부사장 등 관련 부서 차관 및 관계자들은 모두 불참했다.[연합]
한편 행정안전부 등 이날 회의 참석을 요청받은 정부 부처들은 서로 의견을 교환한 끝에 이날 한국당 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6개 부처 차관을 모아놓고 특정 야당과 단독으로 당정협의 형태로 얘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야당과 당정협의 한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일부 차관들은 ‘현재 을지태극연습 상황 보고 때문에 참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한국당 측에 전달했다.

김동섭 한국전력 사업총괄부사장은 당초 회의 참석을 위해 여의도를 찾았다가 정부 측 참석자들이 없어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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