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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샹그릴라 대화’ 개막…한미일 ‘북한 비핵화’ 논의 불씨 살린다
-한중 국방장관 회담 성사
-서울서 한미장관 회담도
-한일 장관회담은 불투명
-日 “韓레이더 사과해야”

지난해 열린 샹그릴라 대화에서 송영무 전 장관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국방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31일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국가들의 국방 수장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한미일 북핵 협상 수석대표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대행,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 등이 참석해 양자 또는 다자 대화를 갖고 북핵 문제를 비롯해 남중국해 문제 등 지역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중국 측이 참석하는 건 2011년 이래 8년 만이다.

정 장관은 회의 둘째날인 6월 1일 본회의에서 ‘한반도 안보와 다음 단계’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정 장관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한 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평화를 바탕으로 열어나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새 질서인 ‘신한반도체제’에 대해서도 소개할 계획이다.

일본의 이와야 방위상도 동북아 안보정세와 일본의 입장을 중심으로 연설한다.

미국의 섀너핸 대행은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미국의 비전’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비중 있게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장관은 미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베트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유럽연합(EU)의 국방부 장관 또는 대표들과 연쇄적인 다자 또는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오는 6월 2일 열리는 한미일 3국 국방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비롯한 한반도의 각종 안보 현안에 대해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과 9일 발사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인지 여부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하고, 지역 내 추가적인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외교적 지원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사이가 틀어진 중국과의 국방장관 회담도 확정됐다. 한중 국방장관이 양자회담을 갖는 건 8개월여 만이다.

정 장관과 웨이 부장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5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서 만나 한중 공군 간 직통망을 추가로 개설하는 것에 합의한 바 있다.

사드 갈등 여파로 중단됐던 한중 군사 당국 간 공식 소통 채널은 점차 복원되고 있다.

한중 양국은 지난해 5월 2년 4개월 만에 서울에서 제16차 국방정책 실무회의를 열고 한중 간 실무급 채널을 정상화했다.

지난 1월에는 한국 해군 순양훈련 전단 소속 충무공이순신함(DDH-Ⅱ, 4400t)이 사드 갈등 이후 처음으로 중국 상하이 우쑹의 인민해방군 해군항 부두에 입항했다. 지난달에는 해군 2함대 소속 신형호위함 경기함(FFG, 2500t)이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중국 국제관함식에 참가했다.

미중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다시 한 번 사드 이슈를 부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잇따라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 간의 국방장관회담은 여전히 미정인 상태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 게양을 고집해 한일 간 갈등이 불거졌고 결국 일본 측 군함이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일 간 군사 갈등의 시작이다. 이어 올해 초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우리 해군 함정 상공을 500m 고도에서 위협비행해 갈등은 더 악화됐다.

일본 측은 이 와중에 우리 해군 함정이 일본 초계기에 사격용 레이더를 비췄다며 사과를 요구해 공방이 거세게 일었다. 우리 해군은 사격용 레이더를 조준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일본은 계속 우리 측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열어 양측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나눠보자며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한국과의 군사 갈등을 정략적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본 측은 위안부 문제, 강제 징용자 배상 문제 등에 있어 우리 정부에 계속 불만을 표시하고 있어 이번 회담 성사를 미끼로 우리 측에 뭔가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우리 군 당국은 “한일 양측이 회담 형태와 시간 등을 놓고 여전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일본 언론은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일 국방장관회담이 보류될 것이라며 이와야 방위상이 “레이더 조사(비춤) 문제가 주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해 시기상조라고 판단했다”고 언급한 것을 인용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한국, 미국, 일본의 북핵 협상 실무 책임자들이 모두 참석해 이번 회의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3국의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한 상태다.

한국 측에서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31일과 1일 싱가포르를 방문해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할 예정이다.

또 한일, 미일 수석대표 간의 양자 회동과 한미일 수석대표간 3자 회의도 이뤄질 예정이다.

한미일 북핵 수석 회동은 지난 3월 이후 거의 3개월여만에 재가동되는 것으로, 지난 2월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침체된 북미 간 북한 비핵화 논의의 동력을 되살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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