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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 대북지원 추진하는데 北 대남비방 지속…김연철 “남는 쌀 130만t”
-정부, 국제기구 통한 추가 간접지원 검토
-北 “인도주의 부차적 겉치레…생색 오산”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9일 국제기구 공여 외에 추가적인 대북 인도적 식량지원방안을 검토하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선전매체를 통해 인도적 사업에 대해 ‘부차적인 겉치레’라는 식으로 비판했다. 김 장관이 지난 5일 기초지방정부와의 남북교류협력사업 간담회를 갖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대북 인도적 지원을 둘러싸고 남북의 손뼉이 맞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국제기구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에 남북협력기금 공여에 이어 역시 국제기구를 통한 추가 대북지원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북한은 ‘겉치레’라는 식으로 폄하하고 나섰다.

정부는 북한의 극심한 식량난과 국제사회의 지원 요청에 따라 동포애와 인도주의에 입각해 추가 대북 식량지원을 검토중이다.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9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세계식량계획(WFP)이 한국에 대북 식량지원 참여를 요청한데 대해 “아직 결정한 상태는 아니다”면서도 “지금은 일단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대북 직접지원보다는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의미다.

김 장관은 추가 대북 식량지원 품목이 쌀인지 다른 곡물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가 지금 남는 쌀이 한 130만t 정도 된다. 남는 쌀 창고보관료만 1년에 4800억원 이상 지출하고 있다”며 “지금 WFP를 통해 아프리카를 비롯해 어려운 국가들에 연간 5만t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좀 종합적으로 우리 국민들도 고려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에 남북협력기금 800만달러(약 94억6000만원)를 공여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이행방안에 대해 협의중이다. 기금 공여는 이르면 이번 주 초에 이뤄질 전망이다.

문제는 북한이 정부의 이 같은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오히려 마땅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속에 품은 칼부터 꺼내놓아야 한다’는 제목의 개인 명의 논평에서 “북남관계의 근간을 위태롭게 하는 저들의 본질적 죄과인 군사적 망동은 기만적인 허튼 요설로 가려보려하고 대화요, 인도주의요하는 부차적인 겉치레로 그 무슨 생색을 내보려 한다면 오산”이라고 비난했다.

논평은 지난달 정부의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연습인 태극연습을 연계한 을지태극연습을 겨냥한 것이었다. 특히 ‘인도주의’를 언급하며 ‘부차적인 겉치레’라고 비난한 것은 다분히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정부가 국제기구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 공여 검토에 나선 뒤부터 이를 ‘부차적이고 시시썰렁하다’는 식으로 폄하해왔다.

정부는 남북대화ㆍ북미대화 교착국면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카드를 통한 분위기 반전을 적극 모색하는 기류다. 그러나 북한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이처럼 부정적인 입장을 연일 공개리에 밝히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과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협의조차 지지부진한 형편이다. 김 장관은 “북한이 WFP 쪽에 식량지원을 계속해서 요청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남북간) 충분한, 긴밀한 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대원 기자 /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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