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ㆍ위안화 인기 높아지고 있어
단, 전세계 달러 ‘보유액’은 증가
기축통화 ‘달러의 종말’ 단정하기엔 일러
달러 [로이터]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달러의 통치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일까.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의 비중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유로화와 중국 위안화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미국 CNN비지니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제통화와 유로화의 역할을 검토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달러의 세계외환보유고가 62% 이하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을 기록했다. 이는 1992년 경제통화동맹이 출범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현재 달러화의 점유율은 금융위기 이전 보다 7%p 이상 낮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계 달러 보유액은 증가했다.
반노크번 글로벌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시장전략가는 “예비금에서 일부 움직임이 있었지만, 달러 보유액은 이보다 더 커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달러화의 시장 점유율 감소는 정치와 시장의 변동성 모두 원인이라고 CNN비지니스는 분석했다. 일부 중앙 은행들이 지배적인 달러화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외환 보유고를 적극적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추세이기때문이다.
예컨데, 러시아와 중국이 대표적인 사례다.
ECB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2분기 미국의 새로운 제재 조치 이후 약 1000억 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매각했다. 대신 900억 달러(약 9000억원)에 가까운 유로화 및 위안회 표시 자산을 매입했다.
중국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지난해 미국 재무부의 보유액을 약 600억 달러로 줄였다.
여기에다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 신흥시장이 자국 통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많이 판 것도 달러화 비중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CB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9월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은 약 2000억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매각했다.
반면, 위안화와 유로화 보유고는 늘고 있다.
세계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 보유 비율은 지난해 거의 2%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초에 비해 거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난 수치다. 또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에 더 많은 통화 부양책을 제시한 뒤, 환율이 하락함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식시장에서 두번째로 인기 있는 준비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CNN비지니스는 “달러화의 세계 외환 보유액 점유율은 전체적인 외환보유고가 늘어나더라도 앞으로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달러가 조만간 1위 자리를 잃을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세계 기축통화의 중심인 달러화의 종말을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경기침체와 금융위기가 반복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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