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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 한중정상회담]“金 대화의지 확고” 메신저로 등판한 習…文 촉진자역 탄력
양 정상 40분간 동시통역 회담 많은 얘기 나눠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北 의중 파악 중재 ‘속도’
習, 사드문제 꺼내들며 “해결방안 검토해 달라”
文, 비핵화 선행 강조 “美中 모두 중요한 나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웨스틴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오사카(일본)=강문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찾은 일본 오사카 웨스턴호텔에서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27일 가진 양자 회담에서 덕담은 오고갔지만, 뼈 있는 말이 서로 나오기도 했다. 회담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 진행상황 등을 비롯해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민감한 현안도 대화 테이블에 올려졌다. 회담은 40분간 비교적 짧게 진행됐지만 순차통역 방식이 아닌 동시통역 방식으로 진행돼 양 정상은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메신저’ 역할로 등판한 시 주석은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했다.북한의 비핵화 의중을 확인한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이 재차 주목받는 분위기다.


▶메시저 시진핑 vs 촉진자 文 대통령=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착즉시 시진핑 주석과 취임 후 다섯번째 한중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김 위원장의 대화 재개 의지를 확인한 것은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에게 지난 20~21일 김 위원장을 만난 소회를 전달하면서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이) 한국과 화해협력을 추진할 용의가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대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대화를 통해 비핵화 문제를 풀고 싶은 동시에 인내심을 유지해 조속히 합리적 방안이 모색되기를 희망한다는 게 시 주석이 전달한 메시지였다.

이에 김 위원장의 의중을 파악한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마치고 29일에 귀국하고 나면 같은 날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튿날인 30일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셈법을 둘러싼 북미 간의 견해차를 좁혀, 막혀있던 ‘핵 담판’을 한층 속도감있게 뚫을 수 있는 중재자 역할에 대한 ‘팁’을 얻은 셈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정상회담도 회담이지만, 28일 밤 예정돼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의중을 또한번 전달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다양한 구상을 할 수 있어 중재자 역할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라고 했다.

▶껄끄러운 미중무역전쟁도 화두에=G20 정상회의 기간 전세계의 이목을 끄는 이벤트는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 국가주석이 29일 펼치는 ‘미중무역 담판’이라고 할 수 있다. G20 정상들을 ‘우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는 시 주석은 이런 측면에서 한중간 껄끄러운 사안인 사드 문제를 직접 꺼내 들었다. 시 주석은 “(사드) 해결 방안이 검토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렇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응수했다.

한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시 주석이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에서 사드 문제를 꺼낸 것은 다목적 포석”이라며 “문 대통령으로서도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청와대 측은 “(대통령 발언은) 비핵화가 선행되면 사드 문제가 해결된다는 구체적 언급은 아니고, 같이 연동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한중 정상이 해결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나눈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화웨이 퇴출 동참’ 요구가 이어지는 와중에 중국이 ‘사드’를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회담에서는 미중 갈등의 핵심인 ‘5G(5세대이동통신)’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은) 화웨이 관련 문제를 콕 집어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5세대 통신 사업과 관련해 시 주석은 원론적인 얘기를 했고 문 대통령은 청취만 했을 뿐 특별한 답은 없었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회담에서 미중 무역분쟁 이슈와 관련해 “미중은 한국의 1ㆍ2위 교역국으로 모두 중요하다”며 “어느 한 나라를 선택하는 상황에 이르지 않고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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