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백악관과 새 균열 형성하겠지만 비평론자들 달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규정을 위반한 정치인들의 트윗에 ‘딱지’를 붙이고 순위를 미루기로 했다. 평소 트위터를 애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위터는 27일(현지시간)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정치인들의 트윗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표지(label)를 달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정책은 1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둔 선거 후보나 정부 관료 등에 적용된다고 트위터는 설명했다.
이들이 규정을 어길 경우 해당 트윗에는 ‘규정 위반’이란 딱지가 붙고, 이용자들은 트윗을 보기 전 “공격적(abusive) 행위에 대한 트위터 규정이 이 트윗에 적용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 트윗을 남겨두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지 모른다고 결정했다”란 문구가 있는 화면을 클릭해야 한다.
표지가 붙은 트윗은 트위터의 알고리즘과 검색 창 내 우선순위에서도 뒤로 미루기로 했다. 더 적은 사람들이 해당 트윗을 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트위터는 새 정책을 집행할 특별팀을 이미 꾸렸으며 이 같은 알림 표지는 드문 경우에만 나타나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소급 적용되지는 않고 정치인과 관료가 아닌 다른 영향력 있는 인사나 지도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트위터는 협박이나 폭력의 미화, 테러리즘·폭력적 극단주의의 옹호, 특정인을 겨냥한 괴롭힘이나 이를 선동하는 행위, 왕따, 인종·민족성·국적·성적 지향·종교·장애 등을 근거로 한 위협이나 괴롭힘 등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을 어긴 일반인의 트윗은 그동안 삭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등 주요 정치인의 트윗은 공공의 관심사에 해당한다고 보고 삭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뉴스 가치가 있는 내용을 남겨둬야 한다는 입장과, 일반인이라면 삭제됐을 내용을 권력자들은 써도 되느냐는 지적이 충돌해왔다.
트위터는 이날 “언제 그리고 어떻게 이같은 판단을 내려야 할지가 불투명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공지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그는 최근 “(트위터가) 사람들이 트위터에서 나를 팔로(join)하기 아주 어렵게 만든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WP는 “이번 조치는 (트위터가) 백악관과 새로운 정치적 균열을 형성하는 대가를 치르겠지만 오랜 비평론자들을 달래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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