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국회가 장기간의 공전 끝에 어렵사리 문을 열었지만 북한 목선 국정조사를 두고 여야의 또다른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야당의 북한 목선 국정조사 요구로 여야 공방이 오가면서 국회의 실질적인 정상화는 또 다시 멀어지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4일 북한 목선과 관련한 전날의 국방부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국민의 염려와 의혹은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치졸하게 꼬리만 자른 면피용 조사 결과”라며 일제히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국정조사를 연계하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정략적 공세”라며 맞받아쳤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장 지휘관들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만 문책했는데, 이번 사태가 그렇게 끝낼 수 있는 문제인가”라며 “국방부·청와대, 청와대 안보실장 등 모든 안보라인이 책임져야 하고, 대통령이 직접 국민들께 사과하는 게 옳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방 붕괴가 없도록 9.19 군사합의를 무효화하고 우리 당이 요구하는 국정조사를 받아들일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바른미래당도 국방부 합동조사단의 발표 내용과 관련해 “말장난과 책임회피로 가득한 국민 우롱”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대표는 “누군가 거짓 브리핑을 지시했지만 은폐·조작이 없었다는 것인데, 이는 남의 돈은 훔쳤지만 절도는 없었다는 말과 같다”며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책임지고 물러나라”며 “정 실장과 정 장관이 끝까지 버티면 다음 화살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향한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반면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와 북한 목선 국정조사는 별개라며 선을 그었다. 동시에 국회의 실질적인 정상화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장기간 국회 파행으로 우리 국민이 지칠대로 지쳤다. 추경도 발이 묶인 지 벌써 70일이 다돼가고 있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의미없는 시간이 계속 될수록 국민의 속도 타들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계속되면 국민께 돌이킬 수 없는 피해만 끼칠 것”이라며 야당의 협조를 촉구했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야당 일각에서 추경과 민생입법 처리를 국정조사와 연계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매우 무책임한 정략적 공세”라며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추가로 따질게 있으면 상임위나 대정부를 통해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지금 정치적인 사안을 민생과 결부시킬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조 정책위의장은 또 “내일 한국당이 예결위 위원장을 선출한다고 하는데 적어도 다음주부터는 추경 심사가 진행돼야 한다”며 “어렵게 정상화된 6월 임시국회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야당의 초당적인 협력을 거듭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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