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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달만 버텨라?…의원들 잇단 “소환불응”
여상규·이양수·정갑윤·엄용수 의원
4일 경찰 소환 통보에 ‘불응’ 밝혀
7·8월 지나면 국회 본회의 개회
회기 중 ‘불체포 특권’ 염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 처리 과정에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의원실에 감금시킨 혐의로 경찰로부터 소환 통보를 받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경찰 출석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의 수사 의지만 있다면 이들 국회의원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검찰의 입장과 국회의 제 식구 감싸기로 강제 수사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찰 소환 ‘불응’ 입장 밝힌 한국당 의원들=엄용수·여상규·정갑윤·이양수 한국당 의원이 4일까지 예정된 경찰 출석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엄 의원 등 4명에게 이달 4일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엄 의원 등 4명은 지난 4월 말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채 의원을 감금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 차례 경찰 소환 조사에 불응한 국회의원들의 다음 대응은 ‘7월과 8월 두 달만 버티면 된다’는 버티기일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다. 한국당 지도부 차원에서 경찰의 표적수사를 지적하고 나온 데 더해, 조금만 버티면 국회 본회의가 개회하기 때문이다.

이들 국회의원들이 경찰 소환에 불응할 수 있는 이유는 회기 중 불체포 특권이 있어서다. 회기 중 불체포는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원 특권 중 하나다. 반대로 말하면 회기가 아닌 경우에 한해서는 체포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정해진 바는 없지만 통상 3회 정도 소환 요청에 불응할 때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국회 일정을 살펴보면 경찰이 체포 영장 청구할 수 있는 시기는 6월 임시 국회와 9월 정기국회 사이의 기간이다. 6월 임시 국회 회기는 19일 끝난다. 통상 7월20일부터 9월1일까지는 국회가 열리지 않는다. 이 기간은 회기 중이 아니므로 국회의원 들이 경찰소환에 응할 수 있고, 불응 시 체포영장 청구도 가능하다. 경찰에 수사 의지만 있다면 8월 중 소환 요청을 계속하고 불응 시 영장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이 시기를 놓치면 강제 소환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9월부터 12월까지 정기 국회 시즌이기 때문이다. 국회가 특별한 이유 없이 7월말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회기 중에 돌입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걸린 상황에서 강제 소환이 이뤄지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인사청문회에 참석하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는 경찰이 쉽게 체포 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찰로부터 소환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경찰에 (소환) 통보를 받은 게 없다. 왜 그렇게 했는지 저도 모른다”면서도 “정치 문제를 왜 (경찰에) 불려가게 하느냐”고 말했다.

경찰 측은 한국당 국회의원 소환 여부에 대해 “경찰은 소환 통보를 했다. 오겠다 안 오겠다 경찰 쪽에 알린 사람이 없다”는 입장이다.

▶‘방탄 국회’ 반복될까= 국회가 특별한 이유 없이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회기에 돌입하는 경우 ‘방탄 국회’ 논란이 일어날 소지도 있다. 임시국회는 통상 짝수달에 열어온 만큼, 특별한 이유가 없이 7월 말 임시 국회를 다시 연다면 불체포 특권을 발효시키기 위한 꼼수로 비춰질 수 있다.

체포 영장이 발부된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가 반복될 여지도 있다.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하기 위해서는 국회로부터 체포동의안을 얻어야 한다. 검찰이 영장을 발부해도 국회 표결에 부쳐지지 못하고 폐기되거나 표결에서 부결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제헌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제출된 체포동의안 총 56건 중 가결되지 못한 건이 37건이다. 처리 시한을 넘겨 아예 본회의 표결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폐기된 경우가 24건,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된 경우가 13건이다.

20대 국회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대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나오면서 국회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김유진 기자/ kac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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