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무기고 거동수상자 접근 사건에 대해 경계작전 실패와 은폐 시도를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최근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해군 2함대사령부 안에서 정체불명의 거동 수상자가 발견된 일과 관련,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자이 관련 사건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김중로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참의장에게 상황 보고가 안 됐고, 해군참모총장도 자세히 모르고 있었다"며 "만약 저에게 제보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아직도 모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과 김 의원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0시2분 해군 2함대사령부 탄약창고 근처에서 신분이 밝혀지지 않은 거동 수상자가 근무 중인 경계병에 발견됐다. 해군은 즉시 부대방호태세 1급을 발령하고 기동타격대, 5분대기조 등을 투입해 수색했지만 검거에 실패했다.

더 큰 문제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A 병장이 당시 거동 수상자가 자신이었다고 밝혔는데, 조사 과정에서 '허위 자백'임이 밝혀진 것이다. 직속 상급자(영관급 장교)가 이번 일로 인해 많은 인원이 고생할 것을 염려, 부대원에게 허위 자수를 제의했고 A 병장이 이에 응한 것이라고 해군 측은 설명했다.

A 병장의 허위 자백은 지난 9일 헌병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이 사실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즉각 보고됐지만 합참의장이나 국방장관에겐 보고되지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이에 "처음에는 합참 주관으로 상황 정리가 이뤄졌지만,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여 해군 2함대 차원에서 이 사건을 관리했다"고 했다. 이어 "거동수상자에 대한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었다"며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중간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사건 은폐 의혹에도 병사에게 허위 자백을 종용한 부대 간부의 행동은 분명 잘못이나, 은폐나 축소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대 내 거동 수상자가 발견돼 수사를 하고 대공용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함대 자체적으로 상황을 관리할 수는 있지만, 헌병수사를 통해 상급자에 의한 허위 자백이 밝혀졌는데도 군 수뇌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은 군 기강 해이를 넘어선 문제라는 지적이다.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일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무기고 거동수상자 접근 사건에 대해 경계작전 실패와 은폐 시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이날 "부대 골프장 입구 아파트 울타리 아래에서 '오리발'이 나왔는데, (군은)골프장 근무자의 것으로 보고 자체적으로 조사를 종료했다. 진실이 뭐냐"고 촉구했다. 국방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에 종합적 국정조사도 요구했다.

또 박한기 합참의장에게 관련 사실을 보고 받았는지 물었지만 "(2함대 관련 보고를)못 받았다. 어떤 일이 있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며 박 의장과의 통화 녹취파일도 공개했다.

군 당국은 "(오리발은)2함대 체력단련장에서 발견된 것으로 레저용 개인 장비"라며 "체력단련장 관리원 소유로 확인됐다"고 했다.

또 "합참의장은 지난 5일 오전 작전본부장에게 '해군 2함대에서 거동 수상자 상황이 있었고, 대공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종료된 상황'을 보고 받았다"며 "통화 당시에는 기억이 나지 않아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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