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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핀테크CEO 생각을 읽다①-고용 마이뱅크 대표] 고용 대표 “마이뱅크 서비스로만 승부”
대출모집인 1사 전속주의 규제특례
10여개 핀테크 업체와 경쟁 자신
자신에 맞는 고객찾기 ‘야간투시경’
대출 힘든 고객에도 연결 사다리


금융과 기술의 결합, 핀테크(Fintech)가 국내 금융환경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태세다. 금융당국이 전향적으로 핀테크의 등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하는 데 전향적으로 나서고, 핀테크도 금융소비자 편익을 ‘제1순위’에 놓으면서 금융혁신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유망 핀테크 업체를 소개하는 기획을 매주 1차례씩 7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주]



“짚신도 다 짝이 있듯 대출도 내 짝이 분명 어딘가에 있습니다. 아무리 대출이 힘든 사람도 대부업까지 안 갈 수 있도록, 그 짝을 연결하려고 합니다.”

대출금리 비교검색·매칭 서비스로 금융위원회 규제 특례(샌드박스)를 받은 마이뱅크(Mibank) 고용(47) 대표의 말이다. 서비스 출시를 2주일 여 앞둔 지난 2일 서울 중구 남산퀘어 사무실에서 고 대표를 만났다. 고 대표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쳤다. 대출모집인 1사 전속주의 규제 특례를 받은 핀테크 업체는 마이뱅크 외에도 10곳이나 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자신들의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이 대출받는 걸 숨기고 싶어하기 때문에 대출은 영업하기 제일 힘든 금융상품”이라며 “금융회사들은 고객을 찾기 힘드니까 어떤 사람이 대출 적격자인지도 모르고 길거리에서 무차별적으로 대출 전단을 나눠주거나 비싼 비용을 들여 인터넷 키워드 광고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자신에게 맞는 대출상품을 찾기 쉽지 않은 고객과 마찬가지로 금융회사도 자신들이 원하는 고객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마이뱅크는 이런 불편함에 주목했다. 금융회사에 고객을 찾는 ‘야간 투시경’을 주겠다는 것이다. 마이뱅크가 다른 업체들처럼 개별 금융회사와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전산 제휴를 맺는 방식이 아닌, 금융회사들이 알아서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접속해 고객을 찾도록 하는 방식을 택한 이유다.

고 대표는 API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핀테크 업체들의 제휴 금융기관 수가 아직 적고, 제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금융회사들은 전산 작업을 비용으로 보기도 하고, 핀테크 업체의 보안문제를 불안해하기도 하죠. 게다가 금융회사들의 의사결정에는 시간도 걸리는 등 여러 이유로 전폭적인 협조를 안 해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마이뱅크는 그냥 금융회사들이 로그인해 쓰면 됩니다.”

마이뱅크가 대출파트너를 맺은 금융기관은 15일 현재 55개로 실시간으로 늘고 있다. API 방식을 쓰는 경쟁사들이 단 1~2곳의 금융기관 대출상품 비교로 서비스를 시작한 것과 차이가 크다.

금융기관과 대출 수요자를 역경매 방식으로 매칭하는 마이뱅크의 방식에도 단점은 있다. 시간이다. API 방식은 순식간에 제휴 금융기관들이 대출 수요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금리와 한도가 나오지만 마이뱅크는 2시간 정도를 매칭 시간으로 잡고 있다. 고 대표는 “몇 곳의 금융기관의 조건이 즉각 나오는 것과 2시간 기다려 수십 곳을 비교하는 것”이라며 “아주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나같으면 2시간 기다려 수십곳의 상품을 비교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의 경영스타일은 ‘업(業)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마케팅보다는 서비스, CEO 개인보다는 회사다.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외부 투자도 일체 받지 않았다. 투자를 받으면 타협을 해야 되고, 가진 전략을 다 알려줘야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CEO인 자신이 드러나는 것도 매우 꺼린다. 마이뱅크 웹 홈페이지나 앱에도 CEO 소개 페이지가 따로 없다. 고 대표는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 자체 경쟁력으로 알려지기를 원한다”고 반복했다. 법학을 전공한 평범한 회사원 출신으로 특별한 과거는 없다고만 귀띔했다.

하지만 그의 꿈은 평범하지 않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기관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서, 온 세상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편익을 주고 싶습니다.” 

배두헌 기자/bad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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