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5곳 포함
최종 보고서에 빠졌지만, 유럽 언론 기정사실로 보도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에 배포된 자료에서 오랫동안 비밀에 부쳐졌던 유럽 내 미국 핵무기 보관 장소가 공개되는 실수(?)가 발생했다. 곧바로 해당 자료가 삭제되고 최종본에서 작성자의 수정이 있었지만, 공공연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유럽 현지 언론들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나토 의회연맹 소속 캐나다 상원의원이 작성하고 지난 4월 배포된 보고서에는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기에 미국의 핵무기가 보관되어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나토(NATO)의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있다.[AP] |
‘핵 억지력의 새로운 시대?’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핵 억지력과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여기에는 약 150개의 미국 핵무기가 보관되고 있는 유럽 내 위치도 포함되어 있다.
문제가 된 자료의 복사본을 바탕으로 벨기에 일간지 ‘드 모르겐’은 “이들 핵무기는 미국을 포함해 벨기에의 클라이네 브로겔, 독일의 뷔헬, 이탈리아의 아비아노, 네덜란드의 볼켈, 터키의 인지를릭에 보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공개된 최종 보고서에서는 핵무기가 보관되고 있는 위치에 대한 내용이 빠졌으며, 대신 핵무기를 운송할 수 있는 항공기에 대해 모호하게 언급하고 있다. 2018년 미국 비정부기구 핵위협 이니셔티브의 보고서를 인용한다는 각주와 함께 “나토 회원국은 가끔식 벨기에와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가 그런 항공기를 운용한다”고 적어놨다.
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최종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드 모르겐은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벨기에에 미국의 핵무기가 있다”고 보도했으며, 독일 방송 RTL도 “나토가 네덜란드 최악의 비밀을 폭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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