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러시아 어선에 승선한 한국 국민 2명이 동해상에서 표류하던 중 북한 당국에 단속돼 현재 북한 지역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24일 통일부에 따르면 러시아 선적 홍게잡이 어선 ‘시앙 하이 린(XIANG HAI LIN) 8호’(300t급)는 지난 16일 오후7시께 속초항에서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출항했다. 선박은 17일 동해상 북한 수역에서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 북한 당국에 단속됐다. 북한은 사전통보 없이 해당 수역에 들어왔다는 점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에는 러시아 선원 15명과 함께 어업지도와 감독관 역할을 맡은 50대와 60대의 한국 남성 2명이 승선중이었다. 현재 한국 국민을 포함한 승선 인원들의 신변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은 안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단속된 관련 경위를 조사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지금 러시아 측에서 북한 주재대사관 영사가 현장으로 가서 파악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선박은 원산항으로 이동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러시아 측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전달받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수시로 연락받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안전한 곳에서 조사를 받고 있고, 건강상태도 확인이 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조사는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박 처리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최종 처리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러나 한국 측의 협조 요청에는 이날 오후까지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18일 오후 러시아 선사 측으로부터 북한의 선박 단속 소식을 접수하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관련 사항을 파악해 조속히 회신해줄 것으로 요구했다. 또 이튿날인 19일 오후에는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 명의로 북한 조선적십자회에 북한 지역에 소재한 우리 국민 2명이 안전하게 예정된 일정을 재개하거나 귀환할 수 있도록 조속히 협조해달라는 내용의 대북통지문을 보냈다. 북한은 그러나 24일 오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연락관 접촉 때까지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았다. 북한은 관계 당국에서 얘기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10년간 한국 선박의 월북과 관련한 단속은 지난 2010년 8월 선원 7명이 승선한 ‘55대승호’와 2017년 10월 선원 10명이 승선한 ‘391홍진호’ 등 2차례 있었다. 북한은 55대승호는 31일, 391홍진호는 7일만에 각각 돌려보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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