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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꼴사나운 제1·2야당 내홍…정부여당 견제는 누가 하나
-바른미래, 최고위 사실상 파행
-당권·퇴진 내홍 검경·윤리위 동원
-한국, 지도부vs의원 갈등 수면 위
-“野 밥그릇 싸움에 與 의기양양”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회 제1·2야당 모두 내홍으로 얼룩지고 있다. 정부여당을 감시해야 할 이들이 정작 자기 밥그릇 싸움에만 힘쓴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모습이다.

바른미래당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손학규 대표와 임재훈 사무총장 등 당권파 대부분은 출석했다.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 등 퇴진파는 모두 불출석했다. 이들은 지난 24일부터 ‘최고위 보이콧’을 진행 중이다. 손 대표가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안건상정을 거부하는 등 혁신위 정상화에 미온적이라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손 대표 측은 혁신위가 이미 퇴진파로 인해 독립성을 잃었다고 판단 중이다.

손 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보이콧한 퇴진파는)당직자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대화는 계속하겠지만, 이 사태는 기본적으로 당권 싸움”이라고 했다. 반면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손 대표가 당헌당규에 따른 정상적 절차를 수행하고 있지 않다”며 “최고위 권능이 실추된다면 참석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 내 당권파와 퇴진파는 이런 기싸움 외에 검·경, 당 윤리위원회 등을 총동원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 당권파는 유승민 전 대표 등 퇴진파가 혁신위원들을 따로 만나 회유하려는 등 독립성 훼손에 나섰다며 윤리위 제소를 검토 중이다.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당내 검은세력이 있다”고 밝힌 후 돌연 사퇴한 데 따른 연장선이다. 이에 퇴진파는 4·3 보궐선거 때 손 대표 측과 여론조사업체 J사 간 ‘커넥션’이 있었고, J사가 이를 대가로 허위 여론조사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한 J사의 여론조사 보고서 조작 의혹은 J사 대표를 표적 삼아 검·경 수사도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 당권파와 퇴진파 쪽 원외 인사들은 번갈아 폭로성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2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거부 이유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은 당 지도부와 의원들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박순자 의원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직 사퇴로 당 윤리위에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후 나경원 원내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박 의원은 전날 40여분간 기자회견을 열고 나 원내대표를 ‘해당행위자’, ‘가식적 리더십’ 등 거친 말로 공격했다. 앞서 한국당은 김재원 의원과 황영철 의원이 예결위원장직을 놓고 공개충돌해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황 의원은 이때도 당 지도부를 향해 “나 원내대표가 측근을 예결위원장에 앉히려고 한다”고 공개 저격했다.

정치권에선 제1·2야당이 각자 뜻을 모아 정부여당을 견제해도 모자란 때 공개적으로 집안싸움을 이어가는 데 대해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 침범 사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점검할 일이 쏟아지는 가운데 공력을 낭비 중이라는 지적이다. 야권 중진 의원은 “제1·2야당이 당내 갈등으로 인한 토론회나 기자회견만 줄여도 더욱 건설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며 “정부여당은 견제가 옅어질수록 의기양양해지는 법인데, 지금이 딱 그런 분위기”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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