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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에 드리운 ‘친박’ 그림자
황교안 “우리당 계파 없다” 강조에도
국회 예결위장·사개특위 위원장
당 사무총장 등 중요 보직 꿰차
비박계 “총선 공천서 밀릴라” 우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박’ 논란을 다시 겪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당내 요직을 ‘친박’으로 채우고 있다는 논란에 직접 “우리 당에는 계파가 없어졌다”고 강조했지만, 당 안팎의 우려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당에 따르면 국회 상임위·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당 의원 9명 중 ‘친박(친박근혜)’ 또는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의원은 최근 사법개혁특별위원장에 임명된 유기준 의원을 합해 4명이다. 숫자만 놓고 본다면 여전히 비박계가 다수인 셈이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친박’ 내홍으로 골머리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당내 주요 요직에 모두 친박계가 기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당 원내지도부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을 임명했다. 그러나 임명 과정에서 현직 위원장이었던 ‘복당파’ 황영철 의원이 공개적으로 “원내 지도부가 친박계를 앉히려 한다”고 비판하면서 한동안 소란이 이어졌다.

사개특위도 법조인 출신 중진 의원이 거론되며 애초 권선동 의원과 주호영 의원이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최종 임명된 것은 친박계인 유 의원이었다. 공교롭게 비박계 의원들은 경쟁에서 모두 친박계 의원들에게 떨어지는 모습이 연출됐다.

당내 주요 당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무총장을 비롯해 선출직을 제외한 당내 주요 중앙당직자 45명 중 ‘친박’ 또는 ‘범친박’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23명으로 알려졌다. 숫자상으로 보면 친박과 비박이 비슷한 수를 이루는 것 같지만, 최근 임명된 당직자 대부분이 친박계로 분류되면서 당내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신임 사무총장도 당내에서 ‘계파색이 옅은 수도권 중진’이 맡아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강했지만, 친박계인 박맹우 의원이 임명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황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친박 논란은) 우리 당의 당직 현황을 잘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당은 계파가 없어졌다”고 반박했다. 또 “미래를 향해가는 당에 과거 얘기를 공연히 덧씌우는 건 옳은 일이 아니다”며 “개인적으로 다른 의견이 있는 분들은 있을 수 있지만, 전체 흐름을 봐달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이 다가오며 당내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당장 공천 심사에서 친박계가 우세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한 한국당 소속 비박계 의원은 “결국 문제는 황 대표가 인사를 통해 당원들에게 주는 메시지”라며 “당 대표 취임 직후만 하더라도 당직자를 임명하며 ‘친박’ 논란이 일었지만, 지금같이 심하지는 않았다. 총선이 다가오며 ‘공천에서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는 당내 우려가 표면 위로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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