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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인 분장하려 얼굴에 갈색 칠…싱가포르 광고, ‘인종차별’ 논란 휩싸여
중국인 배우, ‘브라운페이스’로 말레이인 표현
왜 말레이인 섭외하지 않았냐 vs 단지 광고의 재미요소일 뿐
정부 차원에서 전자결제를 장려하기 위해 제작된 싱가포르의 한 광고가 인종차별에 휩싸였다. 광고에는 각기 다른 4명의 캐릭터로 분장한 중국인 배우가 등장하며, 그 중 말레이인 캐릭터의 표현과정에서는 얼굴을 짙은 갈색으로 칠한 것을 볼 수 있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다민족국가인 싱가포르에서 어두운 피부 분장으로 다른 인종을 표현한 모델의 모습이 담긴 광고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동시에 해당 광고가 단지 재미, 광고의 일부라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브라운페이스(다른 인종의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갈색으로 칠하는 것)’를 둘러싼 논쟁도 점화되는 분위기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논란의 불을 지핀 것은 정부차원에서 전자결제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 광고다. 이 광고에서 중국인 배우 데니스 추는 머리스카프를 쓰고 말레이인 여성으로 분장하는 등 옷과 분장으로 각각 다른 4명의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 그 중에서 말레이인 남성으로 보이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추 씨는 짙은 갈색으로 얼굴을 칠한 채 등장했고, 이는 곧 다인종국가인 싱가포르에서 특정 인종에 대한 차별논란으로 번졌다.

온라인에서는 왜 말레이인을 직접 고용하지 않았는 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현재 싱가포르의 인구구성은 중국인 75%, 말레이인 15%, 인도인 7%이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그들은 왜 각각의 인종마다 배우를 따로 섭외하지 않았나.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가?”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일부 네티즌들은 브라운페이스는 단지 재미의 요소일 뿐 비판거리가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면서 해당 광고에 대한 비판에 맞섰다. 또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말레이인으로서 나는 이 광고가 재밌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때때로 중국인을 연기하기 때문에 그다지 공격을 당했다고 느끼지 않는다”고 포스팅했다.

이 광고를 만든 제작사 하바스 월드와이드와 데니스 추가 소속된 싱가포르방송협회(Mediacorp)는 논란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 광고 캠페인은 전자결제가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서 “때문에 여러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데니스 츄가 모델로 발탁됐다.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계층, 다양한 캐릭터로 등장해 누구나 전자결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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