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에 내정하는 등 8명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중폭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이날 개각을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김현수 전 차관, 여성가족부 장관에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각각 지명됐다. 역시 장관급인 보훈처장 후임으로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이, 공정거래위원장 후임으로 조성욱 서울대 교수가, 금융위원장 후임으로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방송통신위원장 후임으로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가 각각 발탁됐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명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공식 발표했다. 지난 3월 8일 박영선·진영 의원을 중소벤처기업부·행정안전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장관 7명(2명 낙마로 최종 5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발표한지 5개월만이다.

이번 인사는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 동력을 살려가기 위한 인적쇄신으로 풀이된다. 집권 3년 차를 맞아 각 부처를 이끌 인사들을 새 얼굴로 채워 공직사회 분위기를 일신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년 총선 출마자들을 위해 길을 터주기 위한 개각 성격도 강하다.

최기영 과기부장관 후보자.

조국 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등용이 가장 눈길을 끈다. 조 후보자는 공직에서 물러난 지 2주만에 다시 장관으로 발탁됐다. 조 후보자의 지명으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과 김조원 민정수석으로 이어지는 집권 후반기 사정라인이 완성되면서 검찰개혁을 필두로한 사법개혁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 당시 언론과 정치권을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는 등 청와대의 스피커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에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2주만에 기용되면서 ‘회전문 인사’라는 뒷말도 예고된다.

김현수 농림부 장관 후보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내정된 최기영 후보자는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유영민 현 장관이 유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됐으나,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 이후 막판에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인 최 후보자 카드가 급부상하면서 결국은 교체 쪽으로 기울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가부 장관 후보자론 그동안 홍미영 전 인천 부평구청장과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에 대한 하마평이 꾸준히 나왔지만 막판 이정옥 후보자가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옥 여가부장관 후보자

특명전권대사인 주미대사로는 북핵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이 내정됐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후임으로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낙점됐다.

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