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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무부 “깊이 실망·우려하고 있다”…연일 ‘지소미아 종료’에 강력 메시지
“지켜보자”는 트럼프와는 온도 차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미국 행정부가 연일 “깊이 실망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우리 정부를 향한 불만을 드러낸 셈인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비추어 실무진과의 온도 차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오전 국무부 트위터를 통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깊이 실망했고, 우려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한반도의 안보를 복잡하게 하고 미군 병력에 대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22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질문에 공개적으로 “실망했다”고 말한 데 이은 강경 발언으로, 국무부는 이어진 논평에서도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표명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공식 논평과 함께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강한 발언을 쏟아내는 배경을 두고 “미 행정부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방한했을 때 이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라며 “연장을 희망하는 미국과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 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전 “문 대통령 역시 좋은 친구다. 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비교적 온건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행정부 내 시각차가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지켜보자는 표현을 쓴 만큼,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협상에서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사용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부정적 언급을 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은 지난 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미국의 실망은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양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에 긴밀한 협의가 이뤄졌고, 오히려 우리가 안보역량을 강화한다면 미국이 희망하는 동맹국의 안보 기여 증대에도 부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의 부정적 표현을 두고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의 협정 종료 결정은 수개월 동안 이어진 양국 간 외교적 다툼 끝에 나온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그럼에도 양국을 향해 방위비 지출 요구만 하며 사태를 관망했다”고 미국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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