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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규리,“‘이몽’에 출연하며 역사 공부 가장 큰 의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최근 종영한 MBC 첩보 액션 드라마 ‘이몽’은 조선 독립 운동가들의 길은 다르지만 독립을 향한 뜻은 같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기서 남규리는 미키라는 특이한 역할을 맡았다.

겉으로는 경성구락부 내에서 남성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재즈 가수로, 친일파의 거두인 송병수 백작(이한위)와 함께 살지만, 실제로는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역할이다. 미키는 독립운동가의 밀정으로 목숨 건 삶을 시작하며 짝사랑 하던 후쿠다 검사(임주환)에게 협박을 당하는 가슴 아픈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남규리는 자신의 속내를 속여야 하는 캐릭터 특성상 미세한 연기가 필요했다. 그는 섬세한 표정 연기 뿐만 아니라 허스키 보이스 등을 활용해 가녀리게 보이기도 하면서 호연을 펼쳤다.

“사실 ‘붉은 달 푸른 해’와 함께 찍어 좀 힘들었다. 송병수가 죽는 회차까지 두 드라마를 동시에 찍었던 셈이다. 처음에는 대사를 완전히 못외우기도 했다. 초반에는 분량이 적었지만 갈수록 작품에 빠져갔다.”

남규리는 이번 작품으로 역사를 공부하게 된 게 큰 의미라고 했다. “역사속 한 인물이라기 보다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게 와닿았다. 또 캐릭터가 가수 출신이라 더 와닿었다.”

남규리는 대본상으로 보면 후쿠다와의 사랑이 이해가 잘 안돼, 작가에게 연락해 물어보기도 했다.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표현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작가님께 ‘갑자기 미키가 후쿠다를 사랑하지 않게 된 건 왜일까요?’라고 물어보고 답을 구했다. 그래서 얻은 결론은 ‘모든 걸 다 가진 데서 오는 여유로움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걸 찾았다는 생각에서의 행동이라고 파악했다.”

남규리는 극중 여주인공인 영진(이요원)을 깔보고 무시하다, 영진의 진심을 느끼고 두 사람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된다.

“영진에게 이유 없이 까칠하게 대한 건 아니었다. 영진은 내가 갖지 못한 걸 가지고 있다. 그걸 해소하기 위해 경성구락부에서 노래를 불렀다. 내가 이유 없이 영진을 미워했다면, 둘은 친구가 될 수 없다. 질투 반, 리스펙트 반이랄까? 미키는 이유 없는 악역이 아니고 가장 본능적이고 사실적인 캐릭터일 수 있다.”

남규리는 송병수가 죽고나서 밀정으로 변신한 이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 “송병수 사후 미키가 주체적이고 대범한 여성으로 변한다. 그에 대한 카타르시스 열망이 있었을 것이다. 이걸 속시원히 풀지 못해 아쉬움이 조금 남지만, 좋은 현장이었다는 점만으로도 만족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정서적, 감정적으로 얻은 게 많다.”

3.1운동 100주년을 기리는 드라마이기도 한 이번 작품을 통해 지금의 행복한 삶은 선조들의 희생 때문이라는 점을 피부로 느꼈다. “살다보면 불만을 많이 가지게 되는데, 그런 점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지금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인데, 시청자분들에게 그런 인물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남규리는 보컬그룹 씨야에서 활동한 가수 출신 연기자다. 하지만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다른 멤버가 빠지는 바람에 한 달만에 혜성처럼 갑자기 가수로 데뷔했다. 혜택받은 줄 알고는 있었지만, 인생에 노력 없는 결과물은 온전히 자신의 것이 되지 못한다.”

요즘은 연기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배우는 나를 알아가는 직업이다. 그 점에서 내가 몰랐던 인물을 만나는 건 행운이다. 캐릭터를 연기하고 나면 깨닫는 게 있다. 그래서 새로운 작품이 또 기다려진다.” 남규리가 저예산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는 이유를 알만했다. 그는 “나의 하루하루 모습들이 연기에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모든 게 연기와 연관돼 있다.

“연예계 활동이 벌써 14년차다. 연기 할때는 좋지만 연예인이 좋은지는 모르겠다. 연기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견디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저는 연극과 버스킹에 도전해보고 싶은 갈망도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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