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야권은 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전날 국회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혹평을 쏟아냈다. 야당은 “‘나는 몰라요’라는 제목의 연극부터 ‘장관되는 새로운 공식 새로운 코드’를 창조했다”며 조롱까지 퍼부었다. 특히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문회를 넘어 ‘조국 특검’ 수순 밟기에도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청문회 없이 임명을 강행하면 바로 국정조사 또는 특검에 나서겠다는 경고다. 한국당은 여기에 강도높은 장외투쟁 병행 방침까지 거론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왜 조국 후보자와 민주당이 증인이 출석하고 자료를 내야하는 정상적인 청문회를 그토록 회피했는지 어제 똑똑히 확인했다”며 “짧막한 질문에도 장황한 변명과 감성팔이 기만만 반복했다”고 날을 세웠다. 나 원내대표는 “위법과 특권, 반칙 인생을 살아온 조 후보자는 장관되는 길 마저도 편법과 특권”이라며 “인사청문회를 할 법적 기한이 남아있음에도 서둘러 무산을 선언하고 자리를 깔아준 민주당도 비정상 정당임을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정용기 원내수석부대표도 “문재인 정권이 오랫동안 준비한 ‘나는 몰라요’라는 제목의 연극을 봤다”며 “주제는 위선과 능멸이고, 국회는 사기극의 공연장, 언론은 추한 연극의 소품으로 봉헌됐다”고 했다.

오후에 예정된 언론간담회를 통해 조 후보자의 거짓을 증명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나 원내대표는 “사모펀드 투저처도 모른다는 뻔뻔한 거짓의 실체를 분명하게 짚을 것”이라며 “이제 국민의 시선은 검찰을 향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 움직임과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변명 쑈 하나로 청문회를 보이콧하고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치는 회복할 수 없는 격랑에 빠질 것”이라며 “비극의 길로 가지 않도록 청와대와 여당도 선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어제 간담회를 보며 가장 억울한 사람들은 그동안 청문회를 통해 자진 사퇴한 장관 후보자들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관이 되는 새로운 공식과 코드를 어제 보여준 것”이라며 “여기에 돗자리를 깔아준 민주당에게도 앞으로 두고두고 부메랑이돼 날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차원의 ‘조국 특검’ 추진에도 나서기로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인사청문회를 무산시키고, 연일 검찰까지 겁박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대통령이 조국 임명을 강행하면, 그 즉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오 원내대표는 “내가 지명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니, 국민이나 국회가 반대하는 것은 무시해도 그만이라는 오만과 독선이 사태의 시발점”이라며 “임명강행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논란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