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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 후보군 5명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 풀 기자단이 트럼프 대통령은 5명의 최종 후보군을 제시했다고 전하면서 외신들도 후보자가 5명으로 압축됐다고 보도했으나, 백악관 대변인이 뒤늦게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명단이 '전체 리스트'가 아니고 검토되는 사람들이 추가로 있다고 해명에 나서는 등 혼선이 빚어졌다.
캘리포니아를 방문 중인 트럼프 이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볼턴 전 보좌관의 후임으로 5명의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거론한 후보군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문제 담당 대통령 특사, 릭 와델 전 NSC 부보좌관, 리사 고든 해거티 에너지부 핵 안보 차관,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으로 볼턴 전 보좌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마이크 펜스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인 키스 켈로그 등 5명이다.
풀 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브라이언 특사에 대해 “나는 그가 환상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높게 평가했으며, 켈로그에 대해서도 “나는 키스 켈로그를 대단히 좋아한다. 그는 처음부터 나와 함께 일해왔다. 그는 훌륭하다”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와델에 대해서도 “많이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이들 후보군 중 오브라이언 특사와 와델 전 부보좌관이 폼페이오 장관과 가까운 ‘폼페이오 사단’으로 분류된다. 일부 언론은 볼턴 전 보좌관의 후임 인선과 관련, 폼페이오 장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와델 전 부보좌관은 볼턴 전 보좌관의 전임인 허버트 맥매스터 전 보좌관 밑에서 부보좌관을 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동문으로, 폼페이오 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오브라이언 특사는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명단에는 그동안 유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비건 대표는 이달 하순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 실무협상의 미측 대표로서 당분간 비핵화 협상을 실무적으로 진두지휘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비건 대표는 국무부 부장관 후보로도 거론돼 왔다.
이와 관련,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비핵화 과제를 마치겠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옮길 생각이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고 지난주 방미 기간 비건 대표와 면담을 가진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스테퍼니 그리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저녁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풀 기자단에 언급했을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에 거론된 후보자들의 이름은 전체 리스트가 아니었다”며 “검토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이 추가로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거론한 5명 이외의 ‘제3의 인물’ 가운데 박탈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북미 실무협상의 향배와 맞물려 비건 대표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거론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의견 충돌을 이유로 볼턴 전 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이후 “내주 새로운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명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그 이후 후임 인선 작업을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볼턴 보좌관의 후임과 관련, “지난 3년간 알게 된 매우 자격이 있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5명”이라며 “다음 주에 누군가를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튿날인 12일 폼페이오 장관의 국가안보보좌관 겸직설 보도가 불거지자 이를 일축하면서 15명의 후보가 있다고 후보군을 늘려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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