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생진보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부의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불참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오는 2020년으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한일 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지도를 제작하자 일본 측은 “풍평피해(風評被害ᆞ잘못된 소문 등으로 인한 피해)를 한국이 조장하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2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방사능 오염지도 제작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다른 나라 개별 정당의 활동에 대한 코멘트는 피하고 싶다"면서도 "종래부터 일본과 관련해 이유 없는 풍평피해를 조장하는 듯한 (한국 측) 움직임을 우려하며 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정확한 정보를 국제 사회에 정중하게 설명해 나가겠다”면서도 한국을 향해서는 “냉정하고 현명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는 전날 국회에서 방사능 오염도를 측정하는 일본 시민단체 '모두의 데이터'가 공개한 자료를 토대 일본 내 방사능 오염지도를 만들었다며 이를 공개했다. 지도에서 방사능 오염도가 높은 곳으로는 도쿄 올림픽 야구 경기장인 후쿠시마 아즈마 스타디움 등이 제시됐다. 특위 위원장인 최재성 민주당 의원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하기 위한 근거를 지도로 만들었다"며 직접적으로 일본 내 방사능 문제를 언급했다.

이처럼 일본 내 방사능 오염을 둘러싼 한일간 설전은 계속되고 있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최근 홈페이지에 한국어와 일본어로 매일 일본 후쿠시마시와 이와키시, 도쿄도의 공간 방사선량과 함께 서울의 방사선량을 함께 게시하는 내용의 홍보 페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중심으로 주변국에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자 직접 해명하겠다는 취지다.

대사관 측은 “일본의 세 도시의 공간 방사선량은 서울을 포함한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동등한 수준에 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성을 가지고 세심하게 설명해 나갈 것이며 일본의 방사선량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해가 깊어지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