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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배가본드’ 밋밋한 배수지 연기 어쩌나..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가 4회까지 방송됐다. 여자주인공 배수지(고해리)의 연기는 점점 적응돼 가고 있지만, 여전히 밋밋한 연기를 보여주는 부분도 적지 않다.

‘배가본드’는 첩보액션멜로물 드라마로는 영상미와 연출력이 기대 이상이다. TV콘텐츠로서는 볼만한 블록버스터다. 국정원 블랙요원인 고해리 역을 맡고 있는 배수지가 연기를 좀 더 실감 있게 펼쳤다면 살릴 수 있는 신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예컨대, ‘배가본드’ 3회에서 차달건(이승기)과 고해리(배수지)가 테러범의 조준 대상이 된 긴박한 상황에서 총을 든 배수지가 만류하는 이승기에게 “당신은 일반이고 난 특수요원이야”라고 밋밋하게 말해 긴박함과 함께 몰입도를 확 떨어뜨려버렸다.

이승기가 “너 죽으려고 환장했어”라고 하자 배수지가 “누가 할 소린데. 당신 이러다 총 맞으면 내 신세 조지는 것 몰라”라고 말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어 배수지가 “단 3초, 3초안에 저기까지 가야해”라고 한 것도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어떻게 감독의 OK 사인이 난 건지 의아할 정도였다.

‘배가본드’ 4회에서는 이승기와 배수지가 민항 여객기 추락 사건이 차세대 전투기 입찰 사업 로비 건과 맥이 닿아 있음을 감지한 후 이와 관련된 인물들의 정체가 드러나고, 이들의 검은 베일을 벗겨가는 ‘숨막히는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여자주인공이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연기를 한다는 것은 큰 민폐다.

배수지는 이번 드라마를 앞두고 액션스쿨을 다닌다고 밝힌 바 있다. 숨 막히는 추격전, 총격전에 대비한 수업이지만, 대사를 할때의 감정처리, 표정을 더 철저하게 연습했어야 했다. 지금 배수지는 국정원 블랙요원 고해리를 표현하기에는 표정이나 어투 등이 여전히 어색하다.

수지는 2011년 학원물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한 후 연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이 큰 반응을 보이자 연기에 대한 의욕을 보이기 시작했다. 조선 최초 여류소리꾼 이야기를 담은 2015년 영화 ‘도리화가’에서 배수지의 연기는 괜찮았다. 하지만 그후 ‘함부로 애틋하게’와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는 배역에 녹아들어간 연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문제는 배수지의 연기가 외국에서는 먹힌다는 사실이다. 연기로 먹힌다는 게 아니고 이미지로는 먹힌다는 뜻이다. 넷플릭스 등 자막을 달거나, 해당 국가에서 더빙을 한다면 배수지가 대사 처리를 잘하는 지를 알 길이 없다.

이는 배우 추자연이 ‘아내의 유혹’을 리메이크한 중국드라마 ‘회가적 유혹(回家的 誘惑)’에서는 중국 성우(또는 배우)가 더빙을 하기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지 세세하게 알기 어려운 상태에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학교폭력 희생자의 어머니 강인하를 연기한 한국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는 갈수록 디테일한 감정연기의 한계를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다.

‘배가본드’는 사전제작드라마여서 배수지의 연기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여자주인공의 연기력 부족이 작품에 얼마나 민폐를 끼치는지를 절감하고 연기 훈련을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우로 살아가려면.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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