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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형 北SLBM 북극성-3형 개발 성공…美본토 직접 위협
왼쪽부터 북한이 2016년 8월 시험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1형'과 2017년 2월 지상발사용으로 개조해 발사한 '북극성-2형', 맨 오른쪽은 3일 공개한 신형 SLBM '북극성-3형'.[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북한이 2일 발사한 북극성-3형이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돼 당장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무기군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북한이 3일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은 기존 북한의 SLBM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로 분석됐다.

직경은 0.3m가량 굵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동체 외형도 북극성-1형은 탄두부가 뾰족하나 북극성-3형은 둥근 형태로 중국제 SLBM '쥐랑-2(JL-2)'와 유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극성-3형은 전날 오전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동쪽으로 발사됐다. 최대 비행고도는 910여㎞, 비행거리는 약 450㎞로 탐지됐다. 한미 군 당국은 북극성 계열의 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고, 실제 북한은 이날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이날 노동신문 등의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북극성-3형과 2016년 4월 23일 처음 발사했을 당시의 북극성-1형과 비교하면 탄두부 형태가 바뀌었다. 뾰족한 형태의 북극성-1형과 달리 둥근 형태로 제작됐다.

약 3200㎞ 떨어진 괌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극성-3형의 비행거리를 고려하면 대기권 재진입 때 마찰열을 분산시키기 위한 목적, 핵탄두 탑재를 용이하게 하려는 목적, 수중 발사에서 저항을 적게 받도록 하기 위한 목적 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극성-1형은 길이 7m가량이지만, 북극성-3형은 10m가 넘는 거으로 관측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다만, 직경이 굵어지는 등 북극성-1형과는 달라졌다는 관측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공개한 북극성-3형의 제원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2016년 4월 23일 함남 신포 동북방 해상에서 북극성-1형(한미 KN-11 명명)을 첫 시험 발사했으나 30㎞ 가량을 비행해 실패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후 같은 해 7월과 8월에 잇따라 시험 발사했는데 8월 발사 때 500㎞를 비행했다.

이어 북한은 2017년 2월 북극성-1형의 지상 버전인 북극성-2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16년 8월 성공한 SLBM의 사거리를 연장한 것이라며 북극성-1호를 이었다는 점에서 북극성-2호라고 명명했다. 특히 북한은 SLBM 발사 기술인 ‘콜드런치’, 즉 압축공기 등으로 미사일을 공중에 띄운 뒤 점화 및 비행하는 방식을 육상 발사에 접목시켰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016년 4월 23일 첫 발사 이후 4개월 만인 8월 북극성-1호를 본 궤도에 올리고, 그로부터 불과 6개월 만에 북극성-2호 성공에 이어 다시 2년 8개월 만에 북극성-3호 개발에 성공하는 등 속도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SLBM 첫 발사 이후 3년 5개월 만에 SLBM의 3가지 버전이 나온 것이기도 하다.

이번 북극성-3형의 첫 시험 발사에서는 고도 910여㎞, 비행거리 450㎞를 기록했다. 발사 추진력을 고려할 때 발사 각도를 하향 조정할 경우 3200여㎞ 떨어진 괌 타격도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 대해 "새형(신형)의 잠수함 탄도탄 북극성 3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면서 "시험발사를 통해 새로 설계된 탄도탄의 핵심 전술·기술적 지표들이 과학기술적으로 확증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북극성-1형의 동체 하단부에 달렸던 그리드핀(Grid Fin·격자형 날개)이 북극성-3형에는 없어 관련 기술이 향상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드핀은 미사일이 점화되어 상승할 때 발생하는 엔진 진동과 음속을 넘는 속도로 비행하면서 발생하는 동체 진동을 극복하기 위해 동체 하단부에 장착한다. 그리드핀을 붙이면 공기 저항으로 추력이 떨어진다는 점이 단점이다. 이 그리드핀을 뗐다는 것은 그리드핀 없이도 비행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력이 뒷받침됐다는 의미다.

북극성-3형은 수중에서 수면 위 10m가량 치솟은 뒤 점화됐고, 점화된 후에는 불기둥 사이로 하단 보호 덮개가 분리되는 모습도 공개됐다. 북극성 계열 탄도미사일에서 식별되는 고체엔진 노즐 핀도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나타났다.

발사 당시 화염의 출력을 보면 북극성-2형과 비교해 분사 직경이 훨씬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와 탄두중량 모두 증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여기서 나온다.

사진은 북극성-3형 미사일에 부착된 것으로 보이는 카메라가 찍은 지구 광경.[연합]

북한이 시험 발사한 북극성-3형의 외형은 미국 SLBM 트라이던트 2D-5, 중국제 SLBM인 JL-2와 유사하며 JL-2와 더 닮은 것으로 평가된다.

JL-2는 길이 13m, 직경 2m로 사거리는 7000~8000㎞에 이른다. 중국은 지난 1일 건국 70주년 국경절을 맞아 진행한 열병식에서 JL-2를 공개했다.

북극성-1형은 탄두부가 뾰족한 모양이었으나 북극성-3형은 둥근 형태로 제작됐다. 트라이던트나 JL-2 모두 탄두부가 둥근 모양이다. 러시아 SLBM '불라바'는 원통형이다.

2017년 8월 23일 김정은 당시 노동당 위원장이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때 벽에 붙어 있는 북극성-3형의 도면을 보면 발사관 속에 탄두부가 뾰족한 형태로 보이지만, 이번 발사 장면에서 보면 그 도면과도 다른 형태로 개발됐다.

북극성-3형의 외형이 JL-2와 닮은 꼴로 개발한 것은 다탄두 SLBM을 개발하기 위한 의도로도 분석된다. JL-2는 3~8개의 다탄두 탑재형 SLBM이다. 물 밑으로 목표물에 은밀히 다가가 기습타격하는 SLBM에 다탄두가 탑재될 경우 요격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군 당국은 북한은 이번에 수중발사대를 이용해 북극성-3형을 발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수중발사대가 장착된 바지선을 해상으로 끌어가 물속으로 넣은 후 이를 발사했다는 것이다. 이 바지선은 수중에 잠겼다가 발사 후 수면 위로 올라오도록 제작됐다. 사진 속 해상에 떠 있는 선박은 이 바지선을 견인하기 위한 것이다.

한편, 북한이 지난 7월 공개한 잠수함은 발사관 3개를 탑재한 형태로 제작됐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북한은 향후 진행될 북미 비핵화 협상의 중요 고비에 이 잠수함을 진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 잠수함이 수중에서 SLBM을 시험발사해 성공할 경우 당장 미국 본토에 대한 가장 위협적인 무기군으로 분류된다.

북극성-3형은 현재 사거리 2000㎞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북한은 이 SLBM의 사거리를 최소 3000㎞ 이상으로 늘리는 성능 보완 작업을 계속할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원산에서 괌은 3000여㎞, 알래스카는 5000여㎞, 하와이는 7000여㎞, 미국 서부 연안은 8000여㎞이기 때문에 3000t 잠수함이 기동해 태평양까지 진출해 미국 본토를 타격하려면 사거리를 최소 3000㎞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대기권 밖에서 지구 모습을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도 전 세계 어디로든 SLBM을 날려 보낼 수 있다는 전략적인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진은 북극성-3형에 장착된 카메라로 찍어 지상으로 전송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북극성-3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소형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SLBM 등을 핵심으로 하는 핵무기 체계를 사실상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000t급 잠수함을 진수해 운용하면 은밀히 기동해 주일미군기지, 태평양 괌, 미국 본토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는 의미도 있다.

전쟁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전략무기 SLBM은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인도 등 소수의 군사강국에서만 운용되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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