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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어떤 핑계 댈지 몰라”…후속 실무협상에 말 아끼는 한미일
-이도훈 “지금부터 조심하자는 것” 신중한 모습
-美ᆞ日도 “한미일 공조 필요성 공감” 원론 답변
-‘SLBM 규탄’ 안보리 성명 등 北 반발 의식 풀이도
미국을 방문중인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과 만나 한미일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갖고 스톡홀름 결렬 이후 후속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 본부장이 지난 6월 방미 때 비건 대표와 자리를 함께 한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기대를 모았던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가 미국 워싱턴DC에 모여 후속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회의에 모인 한미일 대표 모두 강경한 북한의 태도를 의식한 듯 말을 아끼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 측 북핵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9일(현지시간) 2박 3일 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오르며 “방미 기간 한미, 한일 협의를 가졌고 한미일 협의도 했다"며 "서로 심도 있는 협의를 가졌고 앞으로 상호 공조하면서 비핵화 문제의 진전을 갖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이 본부장은 한미일 공조 방안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며 말을 아꼈다. “북한이 어떤 핑계를 잡아낼지 모른다”며 북한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이 본부장은 “(북한의) 트집이라기보다 지금부터 조심하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8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이 본부장을 직접 거론하며 "외교부 본부장을 급히 워싱턴으로 파견하였으나 내외여론은 미국의 눈치를 살피느라 볼장을 못 보는 남조선이 도대체 무슨 역할을 한다는 것인가 하고 아연해 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전날 3국 수석대표 회담 직후에도 이 본부장은 “(회담에서) 대화의 모멘텀 계속 살려 나가느냐에 대해 주로 얘기했다. 한미공조는 지금도 잘 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상황을 계속 보자”며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협의에 나선 미국과 일본 역시 말을 아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국무부는 협의 직후 “한미일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 한미일이 모두 공감했다”는 짧은 메시지만 전했고, 일본 외무성 역시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최근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일 3국이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란 것을 다시 확인했다”고만 언급했다.

한미일 3국이 모두 후속 대응에 대한 말을 아끼는 것에 대해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SLBM 유엔 대북 결의안 위반 성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더 자극하 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가 제재 결의 위반 규탄 성명을 내는 동안 미국은 회의장에서 나가는 등 북한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후속 실무협상에 대해 북에서 부정적인 답변이 돌아오는 등 북미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한미일 모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과의 협상 재개 의지를 강조해온 미국은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과 물밑접촉을 계속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웨덴 측이 제안한 ‘2주 내 협상 재개’에 대해 북한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혀 후속 협상 일정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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