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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의원, 대구시 국감서 “대구는 수구 도시” 발언…野 “좌시 않겠다”
민주 김영호 의원, 대구시 국감서 발언 ‘논란’
野의원들 반발…한국당 대구시당, 성명 발표
‘수구’, 11일 오전 인터넷 포털서 실검 순위권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대구는 수구 도시’ 등 김 의원의 일부 발언이 대구시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고 비난하자 이에 언성을 높이며 반박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의 “대구는 수구(守舊) 도시”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벌어졌다. ‘수구’라는 단어도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를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대구시당은 성명을 통해 “해당 발언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관련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김영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를 통해 “지난 5년간 대구시의 새마을장학금 지원액이 15억6000만원에 달하지만 대구시가 5년간 저소득층 자녀에게 지원한 장학금은 9억원이 안 된다”며 “5년간 지원한 새마을장학금 중 절반이 규정과 달리 대학생에 지급됐다. 일반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시와 대구시장이 광주시와 달빛(달구벌·빛고을)동맹을 맺고 지방 분권에 참여하는 등 영호남을 아우르는 행보로 호평을 얻고 있다”면서도 “이런 편파적 디테일(세부 내용) 때문에 대구가 수구 도시라는 오명을 받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윤재옥(한국당) 의원은 “(김 의원 발언이)대구시민 자긍심을 건드렸다. 대구를 존중해 달라”고 반발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의원도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대구에 왔으면 (지역에 대해)예의를 갖춰야 한다”며 “대구시민을 수구 꼴통이라고 했는데 어디 대구에 와서 이따위로 이야기하느냐”고 따졌다. 두 의원은 지역구를 대구에 두고 있다.

이처럼 여야 의원 간 설전이 이어지자 감사반장인 전혜숙(민주당) 행안위원장이 제지에 나섰다. 전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상대 의원을 존중해야 한다”며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인데 모양이 나빠지지 않도록 자제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대구 바로 옆 경북 칠곡 출신으로, 대구에서 중·고·대학을 나왔다.

하지만 ‘여진’은 가라앉지 않았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같은 날 대구 지역 국회의원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김 의원의 발언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당은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대구는 수구 도시’, ‘보수나 새마을 같은 단어 말고 진보나 개혁, 혁신 같은 단어가 대구를 상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며 “진부한 이데올로기 논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발언을 한 국회의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 의원이 대구를 수구 도시라고 평가하는 것은 대구 시민에 대한 모욕이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견인한 새마을운동과 그 성공조차도 철저히 폄훼하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시당은 “어느 지역, 도시보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피와 땀을 흘려 왔다”며 “250만 대구시민의 자존심이 짓밟힌 망언을 규탄하며 김 의원은 당장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날인 11일 오전까지 단어 ‘수구’는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순위 20위 안에 들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수구는 ‘옛 제도나 풍습을 그대로 지키고 따른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지만, 보통 ‘수구 꼴통’ 식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일 때가 적지 않다.

새마을장학금은 유신 정권 시절인 1975년 내무부 준칙에 의해 지급 조례가 전국적으로 제정되면서 시행됐다. 광주시의회는 지난 2월 새마을장학금 지급 조례 폐지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부산 지역 시민단체는 최근 이 장학금 폐지를 촉구하기도 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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