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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백꽃’ 강하늘의 연애 멘트, 예사롭지가 않다

-강하늘의 연애지침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강하늘)은 얼핏 보면 말도 잘 못할 것 같지만, ‘연애 멘트’가 장난이 아니다. 프로 사랑꾼 수준이다. 한 번 빠지게 되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마성의 ‘촌므파탈’이다.

용식은 동백(공효진)을 향해 무조건적 무제한 사랑을 베푼다.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상대를 추켜세워주면서, 자신이 할 소리도 다 한다.

“제가 머리 쓰고 작전을 짰다면요, 옹산에서 제일 치명적인 여자가 저한테 넘어왔을까요. 저 은근히 비상한 놈입니다. 비상한 김에요, 오늘 밤에 저희 집에 좀 오실 수 있으세요?”(14화)

“동백씨는 이상하게 청초함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부분이 있어갖고요, 착한 사람을 자꾸 삐뚤어지게 만들어요. 제가 혼자 사는 남자인데, 그러한 입지조건을 우리가 너무 안 써먹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청혼도 한 판에 달리 제안할 사람도 없고. 제가 더는 못 참겠어서요.”(14화)

“그럼 화상 입은 놈은 머리를 어떻게 감아요. 청혼도 한 사이에 그 정돈 해주셔야죠. 저도 삼일은 못 참겠잖아요. 동백씨 원래 우리 집에 되고 오고 싶으셨나봐요”(14화)

“동백씨가 내 아이돌이에요..” “제가요 동백 씨를 더 좋아하는 게 동백 씨에게 빚진 것 아니잖아요. 그런 말 무기로 사용하지 말아요.”(‘지쳐요’ 라는 동백의 말에. 13화)

“그 놈의 썸 다 때려치워요. 우리 그만 결혼해요. 걱정돼 못살겠어요. 동백씨가 너무 귀여워 죽을 때까지 내 곁에 두고 싶어요.”(응급실 키스 직전 동백의 멘트. 13화)

“맞아요. 그 원래 손이라는게 이 항상 충동적으로 이렇게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저는 남녀관계가 충동적이기 때문에 인류가 번영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이 길게 쟤고 따지고 어유 모양이나 쫌 시럽지 결국은 머리를 쓴 놈이나 안쓴 놈이나 이 업어치나 매치나라고 봅니다.”(3화)

사랑에 매번 실패했다면 고개를 들어 황용식의 연애지침서를 보면 좋을 듯하다. 그곳에 정답이 있으니.

#1. 1일1꽃은 기본

모든 고백의 시작인 꽃. 일회성 이벤트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의 용식은 매일같이 ‘목살 두 근 값의 꽃’을 사오기 때문. 장미, 프리지아, 수국 등 용식이 사오는 꽃의 종류도 다양하다. 그렇게 쌓인 꽃다발 덕분에 까멜리아가 술집이 아닌 꽃집으로 착각하게 될 정도다. “이깟 풀때기야 뭐 아무 때나 사주면 되는 거죠 뭐. 꼭 뭔 날이어야만 사줘요”라는 용식. 그가 ‘이깟 풀때기’라고 지칭할지언정, 평생을 특별한 것 없이 살았던 동백의 하루는 그 무엇보다 특별해졌다. 용식의 작은 선물, 하지만 그 큰 마음이 시작점이다.

#2. 꿀만 빨게 해주기

용식은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베풀고, 무제한의 응원을 퍼붓는다. 그리고 이를 받은 동백은 누가 봐도 예뻐졌고, 폼나졌다. 그게 용식과 동백의 첫사랑 강종렬(김지석)이 다른 지점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을 여자 친구라 당당히 소개하지 못하는 종렬 옆에 있던 동백은 결국 자신을 ‘좀먹었다’.

그러나 용식은 동백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온 동네가 다 알 정도로 표현했고, 동백을 좋아하는 건 내 자랑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다녔다. 동백이 한숨 쉬는 소리만 들어도 창자가 다 타들어가고, 동백이 울면 자신은 ‘개놈’이 되고, 동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알아서 다 해결 할게요”라고 듬직이 말해줬다. “꿀만 빨다 늙어죽게 할 거”라는 용식 옆에 선 동백은 마침내 환히 웃었다.

#3. 내 것 다 걸기

용식의 사랑은 “내꺼 다 걸고 무식하게 동백 씨 좋아 할 거다”라고 얘기할 만큼 전폭적이다. 다 없어도 동백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용식은 동백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해줬다. 동백이 구박이라도 받고 있으면 앞뒤 제치고 달려가 든든한 편이 됐고, 지치고 화날 땐 동백 한정 샌드백이 됐으며, 동백이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 주는 무제한 ‘지니’도 돼줬다. 그러다 못해 동백을 구하기 위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자기 옆에 있으면 박복한 팔자가 옮으니 도망가라는 동백에겐, “제 팔자가요, 아주 타고난 상팔자래요. 내가 내꺼 동백 씨한테 다 퍼다 줄게요”라며 자신의 ‘상팔자’까지 내어줄 것을 약속했다. 그 진심에 동백의 “사랑해요”라는 응답까지 받은 용식. 내 모든 것을 다 걸은 전폭적인 사랑에 마음이 동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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