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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만난 文대통령 “보다 고위급 협의하자” 깜짝 제안(종합)
-아세안+3 정상회의 직전 11분 ‘단독 환담’ 이뤄져
-아베 “모든 방법 동원해 한일 문제 해결” 화답해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지지 호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아세안+3 정상회의 전 환담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방콕)=유오상 기자] 아세안+3(한ᆞ중ᆞ일) 정상회의를 비롯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일정을 위해 태국에 머무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자”며 사실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아베 총리 역시 이에 화답하며 연내 한일 간 정상회담을 통한 관계회복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아세안+3 정상회의가 시작되기 직전인 오전 8시35분부터 11분 동안 아베 총리와 별도의 대화를 나눴다. 먼저 회의장에 도착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정상과 대화를 나눈 문 대통령은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선 아베 총리를 만나 직접 옆자리로 인도해 대화를 진행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의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매우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이어갔다”며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최근 양국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며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의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제안에 아베 총리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양국 정상은 전날 열린 갈라 만찬에서도 만나 4개월 만에 다시 악수를 했지만, 별다른 대화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이 직접 아베 총리를 옆자리로 안내해 대화를 제의하면서 양국 정상은 예정되지 않은 깜짝 대화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보다 고위급 협의’는 그간 외교 채널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대화 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상 정상회담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양국 외교당국은 국장급 협의를 비롯한 실무협의를 주로 진행해왔다. 지난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이 처음으로 만나 한일관계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간 외교 채널을 통한 대화 노력이 평행선을 달리며 “정상회담을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실제로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의 만남에서 모테기 외무상은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공 배상 판결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대법원이 일본 기업의 자산을 현금화할 경우 한일관계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개별국가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아세안+3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공동경비구역(JSA)의 완전 비무장화가 이뤄져 판문점에서의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아세안의 지지와 협력으로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북미 간의 실무협상과 3차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끝날 때까지 계속해서 관심과 지지를 당부드린다”고 참가국 정상들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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