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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한 스틸웰 “한일관계 진전 지켜봤다”
강경화 장관과 한미동맹 강화 논의
지소미아 종료 철회 우회적 압박
드하트 美 분담금 협상대표도 동행

오는 22일로 예정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의 종료를 앞두고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한국을 찾았다. 여기에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설정하는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두고 미국측 협상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대표까지 동시에 한국을 찾으며 미국은 주요 현안에 대해 전방위 압박에 나서는 모양새다.

스틸웰 차관보는 6일 오전 키이스 크라크 미국 경제차관과 함께 외교부 청사를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 당국자들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난 방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만남에 대해 긍정적으로 해석해 시선을 끌었다.

이날 강 장관과의 만남에서도 스틸웰 차관보는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언급하며 “양국이 회의에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며 “양국의 동맹관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가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강 장관도 “EAS 선언문이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정책’이 서로 부합하는 지점들에 대한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본다”며 양국 간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늦게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스틸웰 차관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지소미아와 방위비 분담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한국 정부와의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 안보의 주춧돌인 한미동맹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 국무부가 동아시아 지역 안보를 위해 지소미아 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던 점에 비추어 보면 지소미아 연장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됐다. 또 “한국은 6ㆍ25 전쟁 직후 미국으로부터 수혜를 받았지만, 이제 한국은 강력한 공여국이 됐다”며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렸다. 외교부는 “(지소미아 종료) 조치는 한일 양자관계 맥락에서 검토, 결정된 것으로 한미동맹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미국 측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미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연일 종료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일관계 개선이 미국에도 중요하다”고 발언하는 등 지소미아 관련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종료 시한 이후에도 지소미아를 둘러싼 미국과의 신경전은 계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방위비 분담도 미국과의 이견이 커 우리 정부에는 부담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그간 방위비 분담 문제에 대해 ‘동맹 기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기초로 대폭 인상을 요구해왔다. 실제로 미국 측이 올해 분담액(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6조원)을 요구하고 있어 지난 2차례의 협상에서 양국간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드하트 대표가 방한해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비공식 만찬을 나누면서 외교가에서는 “방위비 분담 협상을 두고 미국 측이 적극적인 자세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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