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뇌사 상태”에 있다고 비판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가 보도한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이 유럽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은 더이상 나토 동맹국을 지키기 위해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나토의 ‘뇌사’를 경험하고 있다”며 “유럽은 벼랑 끝에 서 있다. 지금은 유럽이 깨어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이 자신을 지정학적 파워로 생각하지 않으면 앞으로 운명을 지배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나토의 근간인 ‘북대서양조약 5조’가 여전히 전쟁 억지력 등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모르겠다. 5조가 장래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북대서양조약 5조는 ‘어느 체결국이든 공격을 받을 경우 그것을 전체 체결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대서양 양안 동맹은 필수적이고 나토는 많은 영역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독일을 방문 중인 폼페이오 장관도 양안 관계의 협력이 30년 전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가져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현재도 협력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토가 기록된 모든 역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49년 4월 출범한 나토는 냉전 시절 소련과 동맹국에 맞서 서방의 안보를 지켜낸 동맹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방위비를 더 내라고 유럽을 압박하면서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