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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통합무드’도 대조…민주 ‘순풍’ vs 한국 ‘고행’
-민주, 친문·비문 통합 기류 ‘속도’
-전해철·이재명 화합 상징적 모습
-한국, 친박·비박 통합 진도 ‘고전’
-황교안·유승민 만남 불확실성 ↑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두번째)과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 두번째)가 10일 경기도 수원시 이 지사 공관에서 만찬회동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정성호 의원, 전 의원, 김진표 의원, 이 지사, 박광온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각자 진영에서 앞다퉈 ‘원팀’을 외치고 있다. 내년 총선 전 본격적인 세력 규합에 나선 것이다. 다만 분위기는 같지 않다. 친문(친문재인)·비문(비문재인) 통합을 꾀하는 민주당은 각본처럼 순풍을 타는 기류지만,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 통합을 염두 두는 한국당은 거듭 가시밭길을 뚫어야 할 모습이다. 이제 시작일 뿐이지만, 민주당의 선승(先勝)은 확실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최근 대법원에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선처를 청원하는 탄원서를 냈다. 일명 ‘친형 강제입원’ 사건으로 기소돼 대법원의 최종심을 앞둔 이 지사는 지난 9월 2심에서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형(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전 의원과 이 지사는 전날 같은 당의 김진표·정성호·박광온 의원과 함께 경기 수원 내 이 지사 공관에서 만찬을 갖기도 했다.

전 의원과 이 지사는 지난 6·13 지방선거 때 당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사이다. 각각 친문·비문의 핵심 인사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문과 비문은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 등으로 한때 친박·비박만큼 사이가 안좋았다”며 “이들 간 화합으로 당원들 간 신경전도 수그러들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이 지사와 만찬을 했다. 양 원장과 김 지사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릴만큼 친문의 주축 인물이다. 당시 회동 때도 “총선 전 친문과 비문 간 대립을 잠재우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부론 후속 입법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유의동(오른쪽), 권은희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신당기획단 공동단장이 1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당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

민주당은 이같이 총선 전 ‘원팀’ 구색을 갖춰가는 반면 한국당은 거듭 고전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비박으로 꼽히는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친박 핵심세력인 우리공화당 등과의 빅텐트를 구상 중이다. 한국당은 이르면 이번주 중 통합추진단을 발족한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중심의 변혁 측과 논의부터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만남을 서두르지만 변혁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민주당처럼 속도가 나지 않는 것이다. 변혁은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아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등 보수통합 3대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논의가 진행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각각 재선인 유의동·권은희 변혁 신당추진 기획단장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당과 통합은 없다”며 유 전 대표에 대해 “개혁보수의 길을 지향점으로 삼아 뚜벅뚜벅 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당 내 친박·비박 간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특히 통합에 미온적인 TK(대구·경북) 친박세력과 통합에 긍정적인 비박세력 간 갈등이 적지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통합 상대였던 우리공화당은 아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변혁과는 함께 할 수 없다”며 대화 창을 닫은 상황이다. 한국당의 핵심 관계자는 “당 지도부도 생각보다 (통합)진도가 지지부진한 데 대해 답답함이 큰 것으로 안다”며 “민주당이 속도를 내는 데 대해, (민주당과)저번 총선 기획단 구성을 놓고도 비교를 당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런 일을 겪지 않을까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변혁의 한 의원은 “한국당 쪽에서 다급함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한국당 속도에 맞춰줄 생각은 없다”며 향후 통합 논의도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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