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1일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대표와의 만찬 회동과 관련 "경청하는 아주 좋은 자리였다"고 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회동에서 나온 선거제도 개혁 관련 논의에 대해 "협상판을 걷어찬 것은 야합세력"이라고 했다. 회동 자리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이견 때문에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로 예의를 갖추면서 진지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문 대통령이 그것에 대해 답변하는 좋은 대화의 자리였다"며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혁에 있어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나'라며 국회가 선거법 개혁을 합의해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대화 내용은 입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서로 경청하는 아주 좋은 자리"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을 동시에 겨냥해 날을 세웠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동에서 선거법 관련한 다른 야당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참으로 답답했다"며 "협상과 협박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이 정당 대표까지 맡는 우리 정치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법 개정안을 한국당은 피해본 적이 없고, 협상다운 협상을 제안한 것은 오히려 한국당"이라며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쪽이 어디냐. 협상이란 말 운운할 자격도 없는 야합세력"이라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의원 수 확대를 마음 속 꿍꿍이로 생각하는 정당들, 이들이 갑자기 요새 의원 세비를 감축하자고 한다"며 "속이 보이는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의원 수 확대 미련을 못 버리는 여야 4당은 결국 민심은 나 몰라라 하고 자기들 밥그릇만 늘리려는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바꿔먹기 하려고 일부 야권과 야합하는 여당의 탐욕정치다. 야합, 밀실거래 정치 그만하라"고 했다.

다만, 논쟁 당사자였던 황 대표와 손 대표는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황 대표는 이날 국정·가치 정상화, 정상 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당을 쇄신하겠다고만 했다. 손 대표는 어제 회동과 관련 "어제 청와대 관저에서 좋은 저녁 자리를 베풀어줬지만 더 많은 국민 지도자와 폭넓게 대화하고 또 국론 통일에 앞장서주길 바란다"며 "야당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협조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협치를 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합의 민주주의를 이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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