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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北은 달래고…한국엔 방위비 압박
“연합훈련 조정 가능”北에 유화적
러서 北 대표 만나 협상 재개 논의
한미 동맹은 연일 긴장상태 지속
지소미아·방위비 분담금 대립 중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확산회의에 참석했던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지난 12일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조 국장과 일행이 베이징발 평양행 고려항공 JS152편을 타기 위해 탑승구로 가고 있다. [연합]

핵심 장관부터 합참의장까지 잇따라 방한하며 연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번복을 요구해온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는 “싱가포르 회담 약속 진전에 전념하고 있다”며 대화 기조를 강조했다. 특히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한미 연합훈련까지 조정할 수 있다는 발언이 이어지며 한반도를 향한 미국의 태도가 큰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관계의 완전한 변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완전한 비핵화라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약속에 진전을 이루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국무부의 이 같은 발언은 비핵화 합의를 약속했던 북한과의 지난 싱가포르 정상회담 결과를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뜻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 의지는 여전하다’고 강조해왔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지난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에서 미국 측 대표단은 북한 대표단과 접촉해 실무협상 재개 등을 논의했다. 조철수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과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대북특사가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결렬로 끝났던 ‘스톡홀름 비핵화 실무협상’ 이후 연내 대화 재개를 위한 입장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 나아가 미국은 북한과의 연내 대화 재개를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조정할 수도 있다는 전향적 카드도 꺼내 들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방한에 앞서 “북핵 프로그램 제거를 위한 외교적 협상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한국에서 실시하는 미국의 군사 활동을 조정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6일 데이비드 이스트번 국방부 대변인이 “우리는 북한의 분노에 기반해 훈련을 시행하거나 규모를 조정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 상반된 발언으로, 북한이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을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유화 메시지로 보인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행정부는 훈련 조정까지 거론하며 북한의 반발을 의식하는 모양새지만, 정작 한미동맹 관계는 연일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당장 오는 22일 자정으로 예고된 지소미아 종료 문제를 놓고 미국 측이 연일 “종료를 재고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데다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도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특히 1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앞둔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미국 측의 방위비 인상 요구에 대해 “아주 큰 증액”이라고 강조하며 사실상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이어갔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기자회견까지 자청하며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반대 뜻을 밝힌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한미 군사위원회(MCM) 참석차 방한한 마크 밀리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 필립 데이비슨 미 인도태평양사령관까지 지소미아 유지와 방위비 인상 압박에 동참 중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주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분담금 협상 수석대표, 키이스 크라크 경제차관, 마크 내퍼 부차관보 등 국무부 핵심 인사가 동시에 방한해 지소미아 연장과 방위비 인상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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