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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연 불출마’로 ‘태풍권’ 진입한 한국당…TK 친박 또 술렁
-김 의원 “새 기반·새 정신 시작해야”
-당 주류 TK 친박 은연 중 압박 인식
-일부는 “지금 더 똘똘 뭉쳐야” 반박
-TK 친박 압박 누적…행동은 미지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인적쇄신을 요구하며 불출마 뜻을 밝힌 자유한국당 PK(부산·경남) 중진의 행보로 특히 TK(대구·경북)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총선 물갈이’의 필요성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지금 분위기로 볼 때, 자신들을 향한 용퇴 내지 험지출마론으로 읽힐 수 있는 움직임이어서다. TK 친박 의원들은 이대로 갈 시 총선 필패라는 위기의식에는 공감을 하지만, 이를 풀기 위한 해결책이 오직 물갈이란 측면에선 동의할 수 없다는 모습이다.

김세연 한국당 의원은 전날 “한국당은 수명을 다했고, (총선 승리를 위해선)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3선의 김 의원은 부산 금정구에 지역구를 둔 인사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며,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며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한국당의 핵심 기반은 TK·PK다. 당내 주류는 TK 기반의 친박계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김 의원의 말이 TK 친박 의원들에게 더욱 뼈아프게 들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TK 친박 의원 중 상당수는 김 의원의 이같은 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박살이 난 당이 어떻게든 기사회생한 상황에서 다시 흩어지는 것은 사실상 보수세력의 종말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한 친박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지금은 직간접적으로 특정 세력의 불출마를 요구할 때가 아니다”며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TK 친박 의원은 김 의원이 비박(비박근혜)·복당파란 점을 들어 “불출마를 하는 결단은 인정하지만, 그의 전력을 볼 때 일부 발언은 특정 세력을 겨냥한 내부 총질로 읽힐 수 있는 게 사실”이라며 “당 해체를 가장 기다리는 것은 우리 당의 핵심 지지세력을 호시탐탐 노리는 여당”이라고 꼬집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영남권·강남3구 중진 용퇴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TK 친박 의원들은 이달 초부터 수차례 물갈이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 중 TK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 없었는데도 눈에 띄게 요동치는 것 또한 이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재선으로 충남에 지역구를 둔 김태흠 의원은 영남(TK·PK)·서울 강남 3구 등의 3선 이상 의원들을 향해 용퇴 내지 수도권 험지 출마를 주문했다. 이어 초·재선 의원들이 김 의원의 발언 취지와 같은 성명서를 연달아 내놓았다. TK 친박 의원들의 입장에선 PK 지역에서 거듭 불출마 선언이 있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한국당 내 공식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모두 4명이다. 유민봉 의원(비례대표)를 뺀 3명(김무성·김세연·김성찬 의원)의 지역구가 모두 PK다.

다만 앞으로 TK 친박 의원들을 향한 직간접적 압박이 계속된다해도 이들의 행동을 이끌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국당의 텃밭’이란 인식 때문에 압박하는 것은 되레 TK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태로 비춰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높은 자체 경선 경쟁률을 뚫었는데 이를 내놓으라는 것은 되레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편 황교안 대표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당을 위한 충성된 뜻, 충의(忠義)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의 쇄신론을 놓곤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 부분에 대해 잘 검토하겠다”며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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