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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너 몰린 트럼프, 北 ‘인권 몽니’에도 ‘톱다운 끈’으로 유화 손짓
-트럼프, 김정은에 “곧 보자” 트위터 올린 의미는
-연말 시한 임박 속 ‘단힌 연말’ 아닌 ‘열린 연말’ 기대
-탄핵조사·주지사 선거 패배 등 국내정치환경도 반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한미 국방장관이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발표한데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협상에 속도를 내자고 독려했다. 자료사진. [로이터]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미국이 북미대화에 눈에 띄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빨리 움직여야한다면서 “곧 보자”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정경두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에 태국에서 만나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발표한지 10시간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 김 위원장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미친 개’라고 비난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관련 논평을 소개하며 북한의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거부감에 공감한다는 듯한 입장도 보였다.

북한이 시한으로 설정한 올해 연말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북미 실무협상이 여전히 교착된 상황에서 작년부터 한반도정세를 주도해온 북미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국면을 돌파하자는 제안으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있어야 할 곳에 데려다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자신이라며 북한이 협상테이블에 복귀해 비핵화 조치에 나선다면 그에 따른 안보적·경제적 상응조치를 제공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침묵을 유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북미대화를 비롯한 대북정책 구상을 정리해 내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국내정치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트윗은 그가 세 차례나 선거지원 유세에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패배로 막을 내린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 결과 발표 직후 나왔다. AFP통신은 선거 결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치스러운 패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외교소식통은 “루이지애나 주지사 선거 결과는 재선을 준비중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며 “탄핵조사 국면에서 이 같은 선거결과가 더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미대화에서 속도를 내게 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북한이 내년 추가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에 나선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큰 외교적 성과로 내세운 북한문제마저 백지상태로 되돌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전격 연기 결정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 발표 2시간여만에 내놓은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안이 미국 주도로 이뤄졌다면서 “우리는 이런 상대와 더는 마주 앉을 의욕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이 기존 주장해온 체제안전보장과 대북제재완화에 더해 인권문제를 빌미로 몽니를 부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유화제스처를 취한 셈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북한 외무성 담화는 향후 북미대화가 열린다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가 의제에 올라야한다는 식으로, 대화의 문을 완전히 걸어 잠그지는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한국도 그렇지만 미국,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연말 시한의 엄중성을 인식하고 최소한 ‘닫힌 연말’이 아닌 ‘열린 연말’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 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실무협상부터 열고 미국이 나름 ‘새로운 셈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이후 정상회담으로 이어가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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