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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곧 보자”는데…北은 버티기
美, 연합훈련 연기등 화해 손짓 불구
北은 “적대정책 철회부터” 받아쳐
김연철 “美, 협상성공 위해 고심중”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인민군 8월25일수산사업소와 새로 건설한 통천물고기가공사업소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수산사업소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연합]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면서 시한으로 제시한 올해 말까지 40여일 가량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북미 사이의 기싸움 양상이 예사롭지 않다. 북미 실무회담 재개는 물론 양측이 머리를 다시 맞댄다하더라도 접점을 찾기까지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은 일단 만나자는 입장이다. 북한이 강하게 반발해온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보자”며 3차 북미정상회담 기대감을 높이는 등 적극적인 화해의 손짓을 내밀고 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조건과 주저 없는 협상테이블 복귀를 촉구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면서 비핵화협상은 그 이후에나 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미국 시간에 맞춰 19일 공개한 담화에서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대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계관 외무성 고문도 담화를 통해 “나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서 새로운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했다”면서도 “미국이 진정으로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적으로 보는 적대시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영철 위원장과 김계관 고문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에 대한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가 실질적 조치로 이어져야한다는 점을 거듭 주장한 것이 주목된다. 북한이 문제 삼는 미국의 대북정책은 한미 연합군사연습부터 대북제재, 인권문제 제기 등 폭넓은 범주가 포함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포된 뜻이 있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일단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못 박은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해 최대한 많은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조사와 잇단 주지사 선거 패배로 국내적으로 코너에 몰렸다는 점도 셈법에 포함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북한이 지나친 요구를 고집한다면 북미 간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미대화 환경 조성을 위한 한미 군 당국의 군사훈련 연기 조치로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에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북한이 지나치게 자만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누구라도 자신이 북한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을 하도록 용인하지 않고 오히려 북한에 더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했고 이를 위한 막후 준비가 진행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있었지만 북한이 매우 신속하게 문을 걸어 잠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더 실질적인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도발과 긴장 고조로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진단했다.

한미는 북한의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대화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참석차 미국을 방문중인 김연철 통일장관은 18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을 가진 뒤 북한의 잇단 담화 발표와 관련해 “아무래도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씀드리는 것은 좀 그렇다”면서 “미국도 이 협상의 성공을 위해 여러 가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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