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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들 서명 받아달라” 했다가 취소소동
부산시 정상 서명담긴 조형물 기획
아세안로 제막식 앞당겨지며 혼선
“일부 국가 서명 받기 힘들것 같다”
외교부 답변에 부산시 계획 취소
“정상 관련된 일이라…결례될 수도”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25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 관계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부산=박해묵 기자/mook@

주요 아세안 국가 정상들이 모두 모이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외교당국이 기념 조형물 제작을 위해 각국 정상 내외의 서명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가 다시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기간에 행사 준비를 진행한 탓에 벌어진 ‘외교 촌극’에 관계 기관들은 “준비가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25일 부산시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외교부는 이달초 아세안 현지 공관들에 ‘앞서 보낸 정상 내외의 서명 제공 요청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외교부는 부산시의 요청으로 각국 외교당국에 정상 내외의 서명과 핸드프린팅 등을 요청했는데, 대사관을 통해 관련 논의가 진행되던 도중 갑작스레 계획이 취소됐기 때문이었다.

앞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맞춰 부산시는 해운대에 ‘아세안로’를 만들며 각국 정상 내외의 서명과 핸드 프린팅이 포함된 기념 조형물을 기획했다. 한-아세안 30주년에 맞춰 열리는 정상회의에 아세안 각국 정상들이 참여하는 만큼 이를 기념할 수 있도록 아세안로에 관련 조형물을 설치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지난달 도로명주소위원회에서 명예 도로명 부여가 결정되며 부산시는 외교부 측에 ‘조형물 제작을 위해 각국 정상들의 서명을 받아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에 외교부는 각국에 관련 요청을 전달했다.

부산 해운대구에 설치된 아세안로 기념 표지석.

문제는 부산시가 애초 정상회의 시작에 맞춰 진행하려던 아세안로 제막식을 지난 10일로 앞당기며 불거졌다. 제막식에 맞춰 조형물을 설치하려는 부산시가 외교부 측에 “일정을 앞당겨달라”고 요청했지만, 이미 요청을 받은 아세안 국가 중 일부가 “단기간 안에 정상과 관련된 결정을 할 순 없다”며 난색을 보였기 때문이다.

급기야 바뀐 일정 내에 모든 정상의 서명을 받기 어려울 것 같다는 외교부의 의견에 부산시는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조형물 설치 추진 도중 외교부로부터 ‘일부 국가들에게서 서명을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아 계획을 취소했다”며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상황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의 요청에 정상 내외의 서명을 준비하던 국가들이 다시 취소 요청을 받는 등의 혼선이 빚어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급하게 결정된 탓에 우리가 요청하고 다시 취소하는 모양새가 됐다”며 “정상과 관련된 일이라 이미 논의가 진행된 국가엔 결례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가 정상의 일이라 민감한 측면이 있어 애초 시일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작업이었다”며 “여기에 부산시가 일정을 앞당기자 일부 국가에서 ‘그렇게 이른 시간 안에 답을 주기 어렵다’는 회신을 했고, 결국 논의가 진행되던 도중 부산시 측이 취소를 통보해와 논의가 진행 중인 다른 국가들에 이를 급히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유오상 기자/o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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