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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보" 외쳤지만 대답 못한 '단식' 황교안…"병원서 의식 되찾아"(종합)
-黃, 단식 8일차에 병원 긴급 이송
-의식 찾았지만 긴장 상태 이어져
-黃 극한투쟁, '패트 정국' 강경 예고
-세브란스, 오전 중 몸 상태 브리핑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8일차에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금은 고비를 넘기고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당은 황 대표가 전날 오후 11시께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놓인 농성 텐트에서 의식을 잃었다고 28일 밝혔다.

텐트에 있던 부인 최지영 여사가 이를 알아채고 의료진에게 알렸다.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최 여사는 당시 "조금 이상하다"며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고, 의료진이 황 대표가 의식을 잃은 것을 확인했다. 병원 이송 직전 최 여사는 황 대표를 향해 "여보, 여보"라며 애타게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박대출 의원은 "사모님이 많이 놀랐다"고 했다. 황 대표는 들것에 실려 밖으로 나왔다. 긴급 호출된 구급차가 그를 태워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했다.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
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27일 응급실 앞에서 김명연 수석 대변인이 상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연합]

황 대표는 병원 응급실에서 검사와 조치를 받은 후 일반 병실로 옮겨졌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그가 이날 오전에 의식을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현장 브리핑에서 "간신히 바이털 사인(vital sign: 호흡·맥박 등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은 안정을 찾았다"며 "위험한 고비는 넘겼지만, 긴장을 풀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황 대표가 간신히 눈을 뜨고 (사람을)알아보는 정도의 기초적인 회복은 돼 있다"며 "저혈당과 전해질 불균형 문제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특히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돼 사흘 이상 단백뇨가 나오는 중이다. 전해질 불균형도 정도가 심해질 시 뇌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단식하고 있다. [연합]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6일 청와대앞 농성장에 누워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황 대표는 지난 2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연동형 비례대표제 골자의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의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는 추위 속 밖에서 잠을 자는 '노숙 단식'을 지속했다. 황 대표의 천막 안에는 침낭과 담요만 있을 뿐, 전기난로 등 별다른 난방시설은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에 "대표의 의지"라며 "그런 것을 설치하지 않고 스스로 견디겠다고 한다"고 했다.

황 대표는 20~21일에는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돗자리만 깔고 가부좌 자세로 농성을 했다. 낮에는 청와대 앞, 밤에는 국회 밖에서 농성하는 형태였다. 22일부터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텐트를 치고 단식을 했다. 23일 오후부터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누운 채 움직임을 최소화했으며, 25일에는 분수대 광장에 설치한 몽골 텐트 안으로 이동했다. 황 대표는 주변 인사들의 만류에도 "중단하지 않겠다",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황 대표의 '극한 투쟁'을 본 한국당은 향후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강경한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당 안팎에서 솔솔 나오던 협상론은 이에 따라 한 풀 꺾일 전망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병원에서 기자들을 만나 "야당 대표가 오랜 시간 추위에서 단식을 이어갔는데, 이 정권은 어떤 반응도 없었다"며 "정말 비정한 정권이다. 얼마나 많은 이가 외쳐야 반응이라도 할 것인가"라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남은 싸움은 우리에게 맡겨달라"며 "우리가 목숨을 걸 차례"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완전히 의식을 찾은 후 '2차 단식'에 나설 가능성도 나온다.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서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우리는 당연히 단식을 말릴 테지만, 황 대표의 의지가 워낙 강해 의식을 차리면 단식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오전 중 담당 의료진이 황 대표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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