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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북미회담 발언’ 진실공방…靑-野 대판 싸웠다
-靑 “나경원 머릿속엔 선거만 있다” 이례적 원색적 비판
-나경원 “야당 원내대표에 대한민국 국민 맞나고?” 맞불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이현정·이원율 기자]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이 대판 싸웠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북미정상회담 발언’을 놓고서였다. 나 원대표가 최근 방미 중 미국 측에 ‘내년 4월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 것’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 이슈를 놓고 설전을 벌인 것이다.

청와대는 이 보도가 나오기 무섭게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사람이 맞는가. 역사적 죄인이 되지 말라”고 이례적으로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았고, 한국당 측은 “의도적인 사실 왜곡”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런 가운데 나 원내대표 발언에 대한 사실 여부와 진의를 놓고 28일에도 정치권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진실공방’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도 “제1야당 원내대표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선거만 있고 국민과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밤늦게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날을 세웠다. 고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역사의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기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가 나 원내대표 발언을 문제삼아 총공격을 펼친 것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연합]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고조의 수위로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추가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제가 미국 당국자에게 의견을 전한 것을 두고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를 한다”며 “심지어 (청와대가) 제1야당 원내대표를 향해 대한민국 국민이 맞느냐고 묻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저는 자유대한민국 국민이다. 제가 틀린 말 했나”라며 “북핵폐기라는 진정한 한반도 평화와 거리가 먼 보여주기식 회담을 하지 말라는 주장이 틀린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북미정상회담은 별 성과 없었고, 문재인 정권에 동원된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다시는 이런 우를 범하지 말라는 그런 뜻이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측 역시 “나 원내대표가 총선 전 북미회담을 개최해선 안된다고 말했다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심지어 나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고 흔들려는 내부인사가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나온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한국당 의원은 올해 7월 방한한 존 볼턴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여러 걱정에 관해 대화를 나눴고, 그것을 최근 방미기간 만난 비건 특별대표가 기억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나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과거에 볼턴에게 지난번 지방선거 하루 전에 북미회담을 열어 선거에 영향을 준 일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켰고, 또 다시 북미회담이 국내선거에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개최 시기에 유의를 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비건을 만났을 때 비건이 ‘한국 총선이 4월에 있지?’라고 물어와서 볼턴과 비건이 자신의 과거 발언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와관련해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파상공세를 벌였다.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언론보도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가 미국측 인사에게 내년 총선전에 북미회담을 피해달라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이 말이 사실이라면 자당 정파적 이익을 위해 나라 민족의 이익을 볼모로 잡겠다는 너무나도 경악스러운 일”이라며 “총선 성적, 국회 성적이 한반도 평화보다 중요하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일 방위비 협상을 위해 국회의 일치된 뜻을 전달하기 위해 떠난 방미중에 이런 일을 벌였다면, 결국 나 원내대표의 방미 목적은 북미회담을 저지하기 위한 것에 방점을 뒀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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