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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트’ 투쟁만 남은 한국당…“우리가 黃”
黃 병원 이송…정미경·신보라 동조 단식
나경원 “黃 단식 안끝났다” 강공 예고
‘패스트트랙 철회’외친 黃, 협상론 밀릴 듯
청와대 앞에서 8일간 단식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7일 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된 가운데 28일 오전 같은당 정미경(왼쪽)·신보라 최고위원이 청와대 앞 황대표 단식농성장에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8일만에 한때 의식까지 잃은 데 따라 한국당 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 기류가 더욱 강경해지고 있다. 이미 당 지도부에서 추가 단식자가 나오는 등 강경 태세를 이어가겠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황 대표는 그동안 ‘패스트트랙 철회’만 일관되게 주장하며 단식 중이었다. 황 대표가 목숨을 건 모습을 보인 만큼, 황 대표의 뜻을 온전히 따라야 한다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막 당 일각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은 받고, 선거법 개정안은 막자’는 협상론이 조심스레 부상하던 와중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황 대표의 단식은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가 황 대표다. 이날부터 한국당에서 단식을 이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끝내 제1야당의 절규와 호소를 비정히 외면할 것인지 묻고 싶다”며 “문 대통령에겐 사람보다 국회의원 의석 수, 공수처가 먼저인 것이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과 공수처는 이미 명분도, 동력도 사라진 낡은 탐욕”이라며 “또 다른 황 대표가 나타날 것이다. 제발 불법 패스트트랙 폭거를 멈추고 공정·대화 정치를 복원하라”고 요구했다.

한국당은 이날부터 황 대표에 이어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이 무기한 단식에 나선다고 했다. 이 또한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 철회’만을 외친 데 뜻을 따르는 행보로 풀이된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내가 황교안이다’란 마음으로 우리 당을 대표해서 하는 단식”이라고 설명했다.

몇몇 의원들은 여권을 향한 강한 적개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 흘러나온 ‘황제 단식’, ‘건강 이상설이 너무 빠르다’는 말 등에 “제1야당 대표의 죽음을 각오한 단식을 이렇게 조롱하고 폄훼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다.

상황이 이같이 흘러가는 만큼, 협상 가능성이 나온 데 따라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 여야 3당 원내대표 간 패스트트랙 논의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협상 유연성’이 줄어들어 대치 전선만 가팔라질 수 있다. 오는 12월3일 공수처법이 본회의에 부의될 시 이를 언제든 법안에 상정할 수 있는 상황이 오는 만큼 막바지 정국 파행까지 예상된다. 이미 일부 의원들은 극한 투쟁을 예고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남은 싸움은 우리에게 맡겨달라”며 “우리가 목숨을 걸 차례”라고 썼다.

한편 전날 의식을 잃은 후 이날 오전 다시 눈을 뜬 황 대표는 단식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황 대표는 그를 곁에서 살피고 있는 부인 최지영 여사에게 “단식장으로 다시 가겠다”고 말했다는 설이 황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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